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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넥스트 소사이어티/지식 근로자가 미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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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넥스트 소사이어티/지식 근로자가 미래를 이끈다

입력
2002.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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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소사이어티 Next Society /피터 드러커 지음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민영화(privatization) 등 숱한 유행어들을 만들었던 피터 드러커가 ‘다음 사회’를 조망하는 책을 내놓았다.

그가 말하는 다음 사회는 지식 사회이며 그 사회를 주도할 이들은 지식근로자다.

‘모든 것은 지식으로 통하는’ 이 미래 사회의 투시도가 그리 새롭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누구나 지식 사회를 예감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러커는 지식근로자를 ‘새로운 자본가’로 명명, 독자들로 하여금 눈을 비비고 책을 다시 보게 만든다.

드러커는 접속 가능한 지식을 응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사람, 여러 다양한 정보를 얻는 고객, 상사의 지시가 아닌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일을 하는 사람들을 폭넓게 지식근로자로 부른다.

지식근로자들은 드러커에 따르면 그 자신이 기업인이다. 미래 사회가 요청하는 인력은 바로 이러한 지식근로자라는 게 드러커의 전언이다.

그는 경영자들에게 근로자의 가치관을 만족시켜주고 나아가 그들을 동료 경영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돈이나 듬뿍 준다고 해서 그들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기업의 성공과 생존은 그 회사가 보유한 지식근로자의 성과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그 확신의 바탕에는 ‘전통적 노동력 사회에서는 근로자가 시스템에 봉사하지만 지식 노동력 사회에서는 시스템이 근로자에게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있는 통찰이 자리잡고 있다.

그가 예견하는 다음 사회의 핵심은 이렇듯 지식 근로자에 있다.

어떤 중차대한 변화가 왔길래 그는 지식근로자의 사회를 확신하는 것일까? 그가 말하는 변화는 이렇다.

국경이 없어지고 계층간 상승 이동이 쉬워진다는 것, 성공뿐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 지식근로자가 새로운 부를 창출한다는 것 등이다.

그는 변화의 단적인 사례로 전자상거래가 만든 새로운 심리적 지리를 주목하라고 말한다.

이제 전통적인 지리의 개념이 사라지고 세계시장이라는 단 하나의 시장, 단 하나의 경제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변화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변화의 물결에 적응치 못했던 사례로 그는 영국을 꼽는다. 그는 ‘신사’만 남고 기술자는 도태된 영국의 전철을 밟지말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기업가 정신이 가장 뛰어난 나라로 한국을 꼽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다.

그는 ‘지식 작업의 생산성’과 ‘지식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이 한국의 중심적인 경영 과제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드러커가 제안하는 것은 자신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강화하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와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가를 알라는 것이다.

드러커는 한국의 ‘전제적인 경영자들’이 미래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경고를 던진다.

‘기업이 군부와 손잡고 근로자를 억압해왔으며 이에 따라 기업과 근로자 사이에 뿌리깊은 증오가 남았다’는 그의 진단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근로자를 어떻게 붙잡아 둘 것이며, 어떻게 자발적인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해 드러커가 던지는 충고는 경영자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한 번 생각해볼 문제이기 때문이다.

각 장마다 주제를 정리한 인터뷰를 앞에 두었다.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아우르는 풍부한 사례를 횡으로, 자본주의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세계 경제사를 종으로 누비는 박학으로 주제를 보충했다.

과도한 수사나 이론적 경사에 치우치지 않아 대체로 쉽게 읽을 수 있다. 드러커는 지금까지 경제 사회 경영을 넘나들며 서른 여섯 권의 저서를 펴냈다.

92세로, 현재 미국 클래어몬트 대학교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에서 강의 중이다. 2001년도에 ‘이코노미스트’등 여러 시사지에 연재한 것을 올해 펴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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