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위 결정전은 1934년 제2회 이탈리아 대회부터 생겼다. 4개 팀이 결승 리그를 치른 50년 브라질 대회를 제외한 14 차례 월드컵에서 3ㆍ4위 전이 열렸다.개최국은 3위 결정전에 2차례 나와 모두 이겼다. 62년 대회의 칠레, 90년 대회의 이탈리아는 각각 홈 팬들의 열광적 응원에 힘입어 유고슬라비아와 잉글랜드를 1점차로 눌렀다. 역대 17개 팀이 3위 결정전에 나섰고, 브라질 독일 프랑스는 무려 3차례나 출전했다.
그러나 유럽 축구계에서는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우열을 가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무용론이 득세하고 있다.
유럽선수권대회 등에서는 3ㆍ4위 전을 하지 않는다. 월드컵은 금ㆍ은ㆍ동메달을 결정해야 하는 올림픽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프랑스 축구의 상징 미셸 플라티니(현 FIFA 기술위원장)는 82, 86년 대회의 3위 결정전에 출장하지 않았다.
스웨덴의 토미 스벤손 감독은 94년 대회의 3위 결정전서 불가리아를 4_0으로 대파한 후 “준결승에서 패한 2팀이 공동 3위가 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도 98년 대회의 3위 결정전에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고, 결국 크로아티아에 1_2로 패했다.
이 같은 이유로 3위 결정전 존속 문제는 프랑스 대회 도중 상당한 논란 거리가 되기도 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3위 결정전의 폐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웨덴의 레나르트 요한손 FIFA 부회장은 “당사국 국민들에겐 3위도 커다란 기쁨”이라면서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당시 대회 조직위원장이던 플라티니가 현역 시절의 입장을 뒤엎고 요한손 부회장의 의견에 동조, 논쟁이 무마됐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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