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을 떠나보내자.그가 원하는 곳으로,그의 또다른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곳으로 가게 하자.최근 국내에선 히딩크 감독이 계속 한국팀을 맡아야 한다며어떻게든 그를 붙잡아 두자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을 승리로 이끈 뒤 "내 계약은 30일 월드컵 결승전 종료휘슬과 함께 끝이 난다"며 잔류가능성을 일축했다.독일과의 4강전을 하루 앞둔 24일 한국대표팀을 최소한 2년 정도 더 맡아달라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간곡한 요청에 대해서도 "월드컵이 끝난 뒤 한동안 쉬면서 생가해 보겠다"고 여운만 남겼을 뿐이다.그는 또 현재 2개 팀으로부터 감독직을 제의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축구협회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히딩크 감독과 접촉,재계약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28일 발표했다.그러나 그가 한국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히딩크 감독이 잔류 가능성을 일축한 이후 네티즌들은 감독사퇴반대 서명운동에 나섰으며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리는 29일에는 대규모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축구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이번 한일월드컵에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린 히딩크는 한국의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유럽의 명문리그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특히 히딩크 자신을 위해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일월드컵에서 세계적인 명장의 입지를 굳힌 히당크 감독에겐 더 이상 한국대표팀에 대한 미련이 있을 수 없다며 그가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마음 편하게 보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 자신도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그는 이미 우리 축구와 국민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냈고 한국에서 더 이상 이룰 꿈이 없기 때문이다.그가 한국팀을 계속 맡아 성적이 부진할 경우에는 대안을 찾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따라서 히딩크를 붙잡기 보다는 히딩크 이후의 한국축구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히딩크 감독 역시 "월드컵 이후에도 한국축구는 계속된다.선진축구 이론을 전수하고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만 있다면 내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 이후에는 한국축구인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강석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는 "히딩크 입장에서는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후임 감독을 국내 축구인이 맡아야 할지 또다시 외국인을 영입해야 할 지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히딩크 열기를 지도자 양성과 유소년축구 발전프로그램 등 축구인프라 구축을 향한 관심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김희태 명지대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에 전해준 이론을 체계화해 널리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특히 통일된 축구지도이론의 부재로 교육방식이 달라 지도자에 다라 선수들이 크게 혼란을 느끼고 있어 이러한 현실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감독은 "일본이 단 시간내에 축구발전을 이룬것은 선수들이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히딩크의 지도이론을 지침서로 만들어 전국에 보급해서 축구교육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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