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청주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를 때 전담 교도관으로 인연을 맺었던 강복기(姜福基ㆍ60)청주교도소 서무과장이 27일 퇴임식을 갖고 3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1967년 인천 소년교도소에서 교도 인생을 시작한 강과장은 김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무기로 감형돼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던 1981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말까지 2년간 전담 교도관을 맡았다.
시국사건 수형자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강과장은 당시 김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가족ㆍ친지면회, 서신, 영치금 등 민간인 창구역까지 담당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그는 2000년 12월 스웨덴 오슬로에서 열린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식에 현직 공무원으로는 유일하게 초대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김대통령은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절망속에서도 공산주의자, 빨갱이란 누명을 쓴 사실을 무엇보다 괴로워했다"며 "극한 상황에서 새벽부터 독서에 몰두하며 극복해가는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교도관에게 인간적 고뇌를 털어놓는 김대통령의 솔직함에 매료돼 대통령의 옥중생활을 일기형식으로 정리해놓은 강과장은 "자료를 정리하고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김대통령의 수감생활을 정리한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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