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도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 젊은이들의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미사를 드려야 한다.”“성당 안에서는 봉사를 잘하고 교우끼리는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이웃에 대한 봉사는 잘 안 하는 것 같다.”
최근 열린 서울 강북구 우이동 우이성당 평신자 소모임에서는 교회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제언과 반성이 쏟아져 나왔다.
250명의 우이성당 평신자들은 지난달부터 매주 10~15명씩 소모임을 갖고 성직자들과 머리를 맞댄 채 사회복음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은 내년 초 열릴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노드’(synodㆍ교회 의회)에 대비해 전 교구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라틴어로 ‘함께 하는 여정’이란 뜻을 가진 시노드는 초대교회 이래로 교회에 중요문제가 있을 때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모여 의논하는 회의를 일컫는다.
특히 시노드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시노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 전통을 강조한다.
현재 우이성당뿐 아니라 서울대교구 소속 226개 본당의 130만 신자와 3,000여 사제, 그리고 수도자가 모두 참여해 지난달부터 이번달 29일까지 토론 모임을 갖고 있다. 서울대교구로서는 1922년 열린 4차 시노드에 이어 80년만에 열리는 대토론의 장이다.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는 지난해 1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수도자와 평신도 등 교구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시노드를 선언했다.
이번 시노드는 교리 중심의 주제였던 역대 시노드와 달리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이에 걸맞는 내적 성숙은 이루지 못했다는 가톨릭 교회의 자기 반성에서 시작됐다.
서울대교구측은 이미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거쳐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청소년ㆍ청년, 선교ㆍ교육, 교회운영, 사회복음화 등 7가지 주제를 의제로 선정한 상태.
특히 교회 인사와 재정문제, 성당건축 문제를 다루는 교회운영 분야와 사회정의, 남북관계, 생명윤리, 환경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사회복음화 분야에서 평신도들이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
여기서 모아진 건의안들은 내년 열리는 본회의에서 최종 건의안 투표를 거쳐 교구장에게 상정되고 최종 문헌으로 반포된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사무국 박선용(요셉) 신부는 “이번 시노드는 한국 교회사를 새로 쓰는 작업에 비견된다”며 “우리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교회가 거듭나기 위한 교회 안팎의 몸부림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국내 가톨릭에선 1997년 이후 대구대교구와 인천ㆍ수원 교구가 이미 시노드를 마친 상태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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