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임진강 수계 한탄강에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비무장지대 인근 지역의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해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지만 사업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게릴라성 폭우에 대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고덕구(高德九ㆍ35) 책임연구원과 한탄강네트워크 이철우(李哲雨ㆍ42) 사무처장으로부터 입장을 들어봤다.
●찬성/ 고덕구 한국수자원공사 책임연구원
“많은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댐을 건설해야 한다. 기상변화로 인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다. 갈수기와 홍수기의 유랑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불가피하다.”
고덕구 연구원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국지성 집중호우는 기상이변에 해당한다며 기존시설의 보완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이 남해안 다음으로 비가 많이 오는 지역임을 강조하며 “비무장지대 및 민간통제선을 포함하고 있는 이 곳에 배수시설 등 기본 치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택지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가속화해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의 집중호우는 지난 100년간의 평균 강우량을 넘어섰기 때문에 기존 시설의 보완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진강은 유역면적 규모가 금강에 버금가 제방만으로는 치수에 한계가 있다”며 “92년 하천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세운 제방은 이후 늘어난 강수량을 고려하지 않아 최근 발생하는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에는 속수무책이다”고 말했다.
금강 유역에 홍수피해가 적은 것은 그나마 용담댐과 대청댐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수조절용 댐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수백개의 홍수조절용 댐으로 수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전력공급용이 아니기 때문에 갈수기에는 댐을 비워두고 홍수기 5~6일간만 물을 채워 가뭄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고, 수몰로 인한 생태계 파괴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 / 이철우 한탄강네트워크 사무청장
“계곡의 절경이 희귀동물과 어우러진 자연생태계이며, 선사유적지가 산재해 있는 천혜의 관광지를 댐 건설로 파괴할 수 없다. 남북한 접경지대로 보기 드물게 자연환경이 매우 잘 보전되어 있는 곳이다.”
이철우 사무처장은 한탄강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것이 정기적으로 보아 더 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일대는 다른 지역에 서식하지 않는 박쥐, 너구리, 조류 등 야생동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어 댐을 건설하면 재인폭포 등 자연관광지와 전기구석기 선사유적지도 수몰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만 30여개의 천연동굴이 발견된 현무암지대로 수압이 취약하다. 댐 건설로 수몰되는 다락대 사격장 일대에서 나오는 화약, 중금속, 분진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댐건설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처장은 강 유역의 반 이상이 북한에 위치해 있어 장기적으로는 남북공동 치수대책을 세워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미비한 치수시설을 보완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남한만의 대책은 한계가 있고 임진강 전체 수량의 15%를 차지하는 한탄강댐은 실질적인 홍수조절 능력이 없다. 임진강 일대의 제방을 준설하고 피해지역인 문산읍 등 저지대에 펌프 같은 배수시설을 확대하는 등 치수시설을 보완하거나 하류의 물길을 나누는 분수로를 건설하는 자연친화적 대책을 생각하는 것도 또다른 대안”이라고 제안했다.
■한탄강 댐은
경기도 북부지역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총 7,890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교부와 수자원공사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연천읍 고문리 일대에 추진중인 한탄강댐은 홍수조절을 주기능으로 하는 저수량 3억1,100만톤의 다목적댐.
게릴라성 폭우로 파주, 양주, 포천, 의정부 등지에 대규모 홍수피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1996~99년 집중호우로 인한 이 지역 피해는 사망 232명. 재산 피해 1조6,000억원에 달했다.
환경단체가 다락대 사격장의 수몰로 인한 환경오염 및 생태계파괴 등을 이유로 한탄강댐 건설에 반대하고 있고, 수자원공사는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
임진강은 유역면적 8,118㎢ 중 63%인 5,108㎢가 북한지역에 위치해 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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