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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 과욕은 '내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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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 과욕은 '내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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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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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잘했다. ‘4강 신화’란 거대한 역사 창조 앞에 작은 허물을 탓함은 소인배나 할 짓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함성에 묻어 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많고 내일을 위해서라도 얘기해야 할 작은 허물이 있음을 어찌 숨길까.25일 독일과의 준결승. 아프고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한 경기이기에 비록 패했지만 4,700만 국민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4강으로 만족’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칭찬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속상하고 아쉽다. 막연한 기적이 아니라 객관적인 분석에서 나오는 승리의 가능성을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골 사냥꾼은 골 욕심이 없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이 만에 하나 혼자의 명예만을 위한 것이라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측면공격수로 자리잡은 이천수(21ㆍ울산). 그는 독일전에서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다가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 번 무산시켰다.

특히 독일에게 선제골을 먹기 불과 4분전인 후반 26분께 그의 무리한 단독 드리볼은 두고두고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중계를 하던 모든 해설자들이 소리높여 외쳤듯이 한발만 앞서 반대편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했다면? 새로운 신화는 또 한번 가능했을지 모른다.

김희태 명지대 감독은 “공격수는 기본적으로 골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하지만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예선 탈락한 데서 알 수 있듯 과욕은 팀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월드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밝혔던 이천수. 그래서 ‘내가 골을 넣어야 한다’는 과욕이었을까, 아니면 경험 미숙일까. 진실은 이천수 자신만이 안다. 그리고 그를 아끼는 많은 팬들은 29일 터키와의 3,4위전에서 그것을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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