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방학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늦잠과 게임 등 학교에서 풀려난 해방감을 만끽하게 하는 것도 좋지만 평소에 접해 보지 못한 자연이나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학보내기가 될 듯하다.
어린 자녀에게 길러주어야 할 가장 큰 덕목이 ‘어려움을 이기는 끈기’와 ‘원만한 대인관계’라고 한다면 집과 부모를 떠나 불편한 환경에서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캠프는 성장기에 빠뜨릴 수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올 여름에도 YMCA 흥사단 청소년수련원 등 각종 단체들이 다양한 성격의 방학캠프를 마련했다.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국토순례나 레저캠프도 있으며, 영어 과학 별자리 등 주제별 학습캠프도 마련돼 있다.
방학이면 더욱 쓸쓸한 외둥이들을 위한 ‘외둥이들의 너나들이 청소년캠프’는 친구사귀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야간 하이킹, 협동훈련, 모험활동 등을 통해 친구에게 먼저 접근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타인의 입장이 되는 연습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기도 한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엄마아빠가 참가해 전문가의 평가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던 고 김옥길 선생이 생전에 만든 ‘고사리캠프’는 올해로 벌써 22년째를 맞는다.
수안보 고사리마을에서 실시되는 이 캠프는 영어를 배우고 학원에 다니느라 지친 아이들에게 며칠이나마 신나는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특히 설치미술가 강익중씨가 참석, 캠프참가 어린이들의 그림활동을 지도한다. 캠프에서 완성된 그림은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 10만점을 모아 전시회를 갖는 강씨의 그림 프로젝트에 활용될 예정이다.
바베큐햄버거만들어 먹기, 씨름대회, 촌극만들기, 영화감상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응석받이로 자란 자녀에게 필요한 ‘지리산청학서당’도 있다. 7일간 지리산 청학서당에서 예절, 한문교육을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은 학부모사이에 더 인기가 있다.
아침 6시 기상, 저녁 10시에 취침하기 까지 천자문 사자소학 등 한문교육과 지리산 산행, 태껸 체험 대동놀이 등을 통해 협동심과 참을성을 배우게 된다.
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프로그램 ‘단양팔경으로 떠나는 농촌봉사캠프’도 늘 엄마의 봉사만 받아온 자녀에게 감사를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
고추 따기 김매기 등 난생 처음 해보는 고된 노동은 참가자에게 도망가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할 정도. 3박4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끈기를 길러준다.
다양한 캠프에서 우리 자녀에게 필요한 캠프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어린 자녀에게는 부모 곁을 떠나는 것 자체가 대단한 모험이 된다. 2박 3일 정도 짧은 일정에 자녀가 좋아하는 내용의 캠프를 골라 즐거운 추억이 되도록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고생이라면 체력을 단련하고 평소 생활을 반성할 수 있는 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캠프를 주관하는 단체의 신뢰성이나 프로그램의 충실도를 미리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캠프를 주최한 경험이 많은 기관일수록 내용이 충실하다. 캠프의 내용은 참가비와 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비싼 프로그램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