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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파-동교동계, 黨주도권 파워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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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파-동교동계, 黨주도권 파워게임

입력
2002.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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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내에서 과거청산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는 두 축은 쇄신파와 동교동계다. 김홍일(金弘一) 의원 탈당, 탈(脫) DJ, 중립내각 구성, 청와대 비서실 인책 등 쇄신파의 모든 요구가 동교동계의 강한 반발과 저항에 직면해 있다.27일에는 8ㆍ8 재보선에서 광명에 동교동계 핵심인 남궁진(南宮鎭) 문화부장관을 공천하는 문제가 양측의 새 쟁점으로 등장했다.

■ 무엇을 노린 싸움인가

겉만 봐선 DJ와의 차별화를 둘러싼 대립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2004년 17대 총선 공천까지 염두에 둔 치밀한 헤게모니 싸움의 측면이 강하다.

쇄신파에선 당의 밑바닥을 장악하고 있는 동교동계의 뿌리를 이번에 들어낸 뒤 궁극적으로 17대 총선 공천 등에서 동교동계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시켜야겠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17대 공천은 지구당 경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동교동계가 계속 하부 조직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쇄신파의 경선 경쟁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김홍일 의원을 쫓아내 축을 무너뜨린 다음 동교동계 무력화에 나서 17대 공천에서 우리를 배제하려는 게 쇄신파의 전략”이라며 “동교동계가 집단적으로 김 의원 보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 남궁진 장관 공천 갈등의 숨은 뜻

이런 흐름 속에서 DJ 가신 출신 남궁 장관의 광명 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양측이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5대 총선 때 광명에서 당선됐으나 김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의원직을 내놓고 청와대로 징발됐던 남궁 장관의 원대 복귀는 당연시 돼왔다.

그러나 쇄신파가 최근 “DJ의 가신을 재보선에 내보내는 것은 탈 DJ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며 당 지도부에 공천 반대의 뜻을 전함으로써 전운이 짙어졌다. 동교동계는 일제히 “DJ 측근이라는 게 무슨 죄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남궁 장관도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출마여부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누구보다 개혁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이라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남궁 장관은 사석에서 일부 동교동계 동료들에게 “공천을 안 주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남궁 장관 공천 반대, 8ㆍ8 재보선 특대위에서의 동교동 배제 등은 쇄신파가 동교동계의 거세(去勢)를 노리고 있음을 알게 하는 중요한 징표들이다.

■ 누가 이길까

일단 돌아가는 상황은 동교동계에게 불리해 보인다. 모두 힘을 합해도 버거울 판에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정점으로 한 당권파와 비주류, 중도파 등으로 힘이 나눠져 있는 게 첫번째 이유다. DJ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민심도 적잖은 부담이다.

반면 쇄신파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의 노무현화, 정권 핵심 세력으로서 동교동계의 책임론 등 공세의 명분을 안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가 정치적 생명이 걸린 투쟁에서 쉽게 물러서기란 어려운 노릇이다. 당의 기간 조직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유리한 상황이다. 양측의 대결은 궁극적으로 분당(分黨)까지 염두에 둔 극한적인 양상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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