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하고 실용적인 옷을 만들어 백만장자가 된 네덜란드 C기업은 6대째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가족 재벌기업이다.이 가문은 미국의 록펠러 가문처럼 대중 앞에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가문의 부는 최근까지 약 150억길더(59억9,000만 달러)로 하이네켄과 플리센겐을 제치고 네덜란드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가문은 거의 모든 유럽 중요 도시의 값비싼 요지에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그룹이자 기독교 자선단체의 큰 기부자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 그룹의 회계본부가 스위스로 옮겨갔다. EU통합과 유로화의 등장으로 복잡해진 세법과 정부 간섭을 피한 것이다.
또 네덜란드의 세계적 유통업체 아홀드(AHOLD) 역시 본부를 스위스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C기업은 이제 네덜란드의 기업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정서로는 상당히 낯설다.
만일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일본이나 중국으로 기업을 옮겨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정부에서 이전을 원천 봉쇄하거나 아니면 국민들은 매국기업으로 다시는 한국에 발도 못 붙이도록 했을 것이다.
네덜란드는 기업인들에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기업은 이해타산에 따라 본사를 스위스로, 또 다른 나라로 옮겨간다.
이런 네덜란드식 경영을 한국의 기업과 정부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정부는 조세상 혜택과 노사정 협조 등을 통해 사업하기에 불리한 각종 제약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국제 기업과 국가가 상생할 수 있고, 선진 기업도 많이 유치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장사하기가 가장 좋은 나라인 네덜란드의 기업이 상황에 따라 더 좋은 나라로 옮겨 가듯이 보다 나은 기업환경을 좇아가는 것이 21세기의 추세임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도 장사하기에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박영신 네덜란드 보나미텍스 국제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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