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계속된다. 태극전사들은 비록 25일 전차군단 독일과의 4강전에서 분패했지만 세계 정상급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예상했던 대로 열광의 시간이 잦아들자 유럽의 명문 프로리그들이 우리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입질을 시작했다.특히 병역문제를 해결한 20대 초ㆍ중반 ‘될 성 부른 떡잎’들이 타깃이다. 태극전사들이 일군 기적이 월드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유럽 등 더 넓은 무대에서 확대ㆍ재생산될 기회를 가져온 것이다.
유럽킬러로 부상한 안정환(26)은 어느새 몸값이 600만 달러(약 73억원)로 치솟았다. 안정환의 매니지먼트사인 ㈜이플레이어측은 26일 “리버풀을 비롯,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7개 팀과 이적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월드컵 전보다 최소한 2배 이상 많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수(21)는 일본 J리그에 이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유럽의 축구전문 인터넷사이트 월드사커뉴스닷컴은 이날 “114년 전통의 글래스고 셀틱이 이천수를 데려오기 위해 100억원에 가까운 이적료를 울산 현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2월 계약금 3억원, 연봉 2,000만원에 울산에 입단했으나 언제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다.
월드컵 직전 설기현(23)을 방출 리스트에 올렸던 네덜란드 안더레흐트 구단은 요즘 언제 그랬냐는 듯 당근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설기현은 즉답을 회피하며 느긋하게 관망하는 눈치다. 더 좋은 조건으로 소속팀과 재계약하거나 잉글랜드 등으로 옮길 예정이다.
외신들이 “유럽 어느 리그에 갔다 놓아도 제 몫을 해낼 것”이라고 극찬한 히딩크 장학생 박지성(21)은 잉글랜드 명문 첼시 등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으며 소속 팀 J리그의 교토 퍼플상가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플레이어 송종국(23), 찰거머리 수비수 김남일(24), 꾀돌이 이영표(25)도 잉글랜드와 스페인의 구단들로부터 입단제의를 받고 있다.
차두리(22)는 아버지(차범근 전 국가대표감독)가 활약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 입단이 유력하다. 이 구단은 최근 팀공식 웹사이트에 “차두리를 데려오고 싶다”는 구단주의 말을 공개적으로 올려놓았다.
국내 및 J리그파들은 각각 다음달 7일, 13일 개막되는 프로축구 리그에서 팬들과 다시 만난다. 이들은 월드컵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속팀으로 돌아가 발맞추기에 들어한다. 그리고 월드컵 전사들 중 상당수는 9월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월드컵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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