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치욕을 반드시 갚겠다.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일월드컵 3, 4위전의 한국상대로 터키가 결정됐다.터키는 한국이 월드컵에 처녀출전한 1954년 헝가리와 함께 한국에 치욕을 안겨줬던 주인공. 한국은 당시 터키의 스트라이커 부르한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는 등 0_7로 대패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수준에 오른 한국으로서는 결승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털고 48년만에 복수전을 펼칠 기회다.
조별예선에서 코스타리카와 골득실까지 따지며 가까스로 16강행 막차를 탄 터키지만 16강전에서 공동주최국 일본, 8강전에서는 아프리카 돌풍의 주역 세네갈을 연파하며 대회 최고 다크호스의 위력을 보여줬다.
유로 2000에서 8강에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터키축구의 강점은 미드필드진의 조직력. 갈라타사라이 등 명문클럽에서 호흡을 함께 한 선수들이 많고 미드필더들의 개인기도 남미축구에 못지않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3백의 안정된 수비력을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 능력을 과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경기당 태클수가 4강 진출팀중 가장 많을 정도로 거칠고 효율적이다.
그러나 거칠고 끈질긴 점을 제외하면 2선의 침투패스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바슈튀르크와 다발라가 버틴 왼쪽만 조심하면 된다.
골 결정력이 있는 스트라이커 하산 샤슈와 신예 일한 만시즈도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나지만 세계 정상급 수준은 아니다. 4일간의 휴식을 취한 한국의 체력과 스피드라면 충분히 누를 수 있는 상대다.
특히 올해 3월27일 독일 보훔에서 열린 평가전 당시 한국은 주전선수 상당수가 빠졌음에도 0-0으로 비겨 터키전의 승산을 더욱 밝게 해준다.
주전 대부분이 뛴 터키를 상대로 한국은 김남일 등 미드필드진이 홍명보_김태영_최진철의 3백과 유기적인 협력 수비능력을 과시했고 강한 압박능력을 보여주며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터키를 상대로 한 선전은 이후 한국팀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터키는 한국과 함께 이번 월드컵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한국이 꺾은 정통 유럽축구에 비해 파괴력과 세기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한국의 3위 상대로 넘지 못할 산은 아닌 것이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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