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월드컵으로 돌풍을 일으킨 터키가 안으로는 뷜렌트 에체비트(77) 총리의 건강 악화를 둘러싼 정쟁으로 혼란에 휩싸여 있다.집권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3당 중 하나인 우파 국민운동당(MHP)이 에체비트 총리의 건강 상태가 총리의 과중한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 총리직 수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사임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립정부 붕괴 가능성이 우려되는 등 정정이 혼미해지자 주가가 폭락하고 리라화의 대 달러화 가치가 20%나 하락하는 등 경제 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에체비트 총리는 최근 2달 사이에 건강이 악화해 입원과 퇴원을 수차례 반복하며 자택에서 요양 중이다. 에체비트 총리는 “의사의 권고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으나 요양 중에도 국정 수행에 필요한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며 사임 요구를 일축해왔다.
언론들은 에체비트 총리가 파킨슨 병과 척추 골절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에체비트 총리측이나 의료진은 이를 확인도 부인도 않고 있다.
25일에는 에체비트의 기반인 민주좌익당(DSP) 소속 일부 의원들마저 “이제는 당이 에체비트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의 사임을 요구했다.
DSP는 에체비트의 부인인 라산 여사가 1985년에 창당했으며, 87년부터 에체비트가 이끌어왔다. 물론 DSP의 공식적인 입장은 에체비트가 총리직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에체비트 총리는 여야의 압력에 밀려 27일 종합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인데 의료진은 이 검사에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진 결과에 따라 2004년으로 예정됐던 총선이 조기에 실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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