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8 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간판 후보가 없어 고민에 빠져 있다.이번 재보선은 26일 현재로만 11개 선거구가 대상이어서 ‘꼬마 총선’의 성격을 띤 데다 완승 완패로 끝난 6ㆍ13 지방선거와 연말 대선을 잇는 ‘징검다리 선거’여서 양당은 총력전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양당 모두 판세를 장악할 빅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6ㆍ13 지방 선거의 결과를 재현하겠다는 의욕이 가득하다. 또 한 번의 압승으로 당 내부에 12월 대선의 자신감을 불어 넣고 민주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문제는 재보선 전체 분위기를 몰아 갈 거물급 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실제 우열이 뚜렷한 영남(부산 해운대ㆍ기장갑, 경남 마산 합포)과 호남(전북 군산, 광주 북갑)을 제외한 수도권 7곳의 승부는 간판 후보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이틀을 연기, 25일 마감한 공천 신청 결과 마땅한 인물이 없어 눈을 밖으로 돌리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서청원(徐淸源) 대표까지 나섰는데도 아직까지 신통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는 구체적으로 이름은 나오지 않은 채 개혁 성향의 명망가, 지명도와 참신성을 아울러 갖춘 전문경영인(CEO) 등 3, 4명의 영입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말만 나오고 있다.
후보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 공천은 한나라당의 향후 진로를 보여 줄만한 것이어야 한다”며 “따라서 개혁성과 참신성,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쉽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민주당은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을 위원장으로 하는 ‘8ㆍ8 재보선 특별대책위’를 띄우기는 했으나 공천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다.
민주당의 고민은 서울 등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색깔에 맞는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당 지지도가 떨어져 있고 부패청산 작업이 매듭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명도 있는 인사들이 민주당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로, 영등포을, 금천 등 서울 3곳의 공천에는 방송인 손석희씨, 영화배우 문성근씨, 벤처사업가 안철수씨, 환경운동가 최열씨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본인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어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당 중진들을 정리하는 문제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서울 종로지구당위원장을 유지하고 있는 이종찬(李鍾贊) 전국정원장은 불출마쪽으로 결심을 굳혔다. 서울지역 공천 얘기가 나오던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도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권(金重權) 전대표는 “당에서 요청하면 응하겠다”고 여지를 두고 있고 김상현(金相賢) 상임고문은 광주 북갑에 적극적이다.
중진급인 이규정 울산시 지부장은 27일 기자회견을자청,서울지역 공천을 강력 희망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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