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승리에 굶주렸던 태극전사들에겐 휴식이 급선무였다. 25일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끝낸 선수들은 숙소인 르네상스 서울호텔로 돌아가 푸짐한 저녁식사를 마친 뒤 2박2일의 짧은 휴가에 들어갔다.결승 진출 실패의 아쉬움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잇단 격전으로 녹초가 된 선수들은 26일 이른 새벽 기쁜 표정으로 삼삼오오 숙소를 떠났다. 훈련과 경기에 전념한 이들은 가족,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며 4강 진출의 기쁨을 음미했다.
“아직 한 경기가 더 남아있다”며 승부욕을 과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준결승전서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던만큼 선수들의 휴식은 3,4위전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경기가 끝난 뒤 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월드컵 개막 이후 처음 맛보는 자유 휴식이지만 미처 호텔을 떠나지 못한 선수들도 많았다. 26일 호텔에서 늦잠을 잔 선수들은 대부분 룸서비스를 이용해 각자의 방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호텔 관계자는 “선수들 모두가 피로에 지친 탓인지 식당에 내려온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부상 선수들만큼은 휴식에도 아랑곳 없이 회복훈련과 치료에 주력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미국전 이후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최용수(29ㆍ이치하라)는 이날 오전 개인운동을 했고, 발목을 다친 김남일(25ㆍ전남)과 최진철(31ㆍ전북)은 물리치료를 받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김남일의 3,4위전 출전 가능성은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유 휴식이 주어질 때면 항상 부상선수들이 걱정된다는 최주영 물리치료사는 “선수들이 너무 피곤해 휴식 조치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달콤한 휴식으로 기력을 회복한 대표선수들은 27일 오전 11시에 숙소인 르네상스 서울호텔에 집결해 경주로 이동, 29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3,4위전 준비에 들어간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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