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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재발견] (1)4강신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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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의 재발견] (1)4강신화 원동력

입력
200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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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언론은 한국축구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팀이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고 있는 세계축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다는 것이 중론이다.한국축구가 창조성 없는 ‘로봇축구’라고 신랄한 비판을 받았던 1년전과 비교할 때 엄청난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무엇이 달라졌으며 왜 세계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 후 팀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찾아 보면 나온다.

우선 패스만해도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발전했다. TV자막을 통해 시청자들도 보았겠지만 한국의 패스성공률은 늘 70% 이상을 기록했고 상대를 압도했다.

히딩크 감독이 “경기를 지배함으로써 승리한다”는 말은 바로 이를 의미한다. 과거 한국축구의 특징은 ‘스피드와 전진’으로 규정할 수 있다. 선수들은 공을 잡았을 때 자신이 돌파를 시도하거나 긴 전진패스를 주로 사용한다.

백패스를 지양하고 무모한 공격을 반복함으로써 한국축구는 ‘뻥 축구’ ‘선수 개인의 능력에만 의존하는 창조성 없는 축구’라는 비판을 들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성공확률이 낮은 전진패스를 금지했다. 오히려 백패스를 하도록 주문했다. 빠르고 짧으며 성공률 높은 패스로 경기를 지배하고 찬스를 살려나가도록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선수들의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패스를 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에게 ‘뒤에 상대수비가 붙으면 뒤나 옆으로 리턴패스를, 없을 때는 스스로 돌파하도록’ 주문했다. 지금 우리 선수들이 공을 받아서 돌아나가는 동작은 세계수준의 선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과거 한국선수들은 모두 공을 보고 패스를 해 성공률이 낮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들고 경기의 상황을 파악한 뒤 패스를 함으로써 성공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선수들이 포지션별 임무를 명확히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이전과 달리 수비수나 미드필더들이 자기 영역을 벗어나 행동하는 일이 없어졌다. 히딩크 감독 부임 초기에 성적이 나빴던 원인은 선수들이 포지션별 임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효율적으로 뛰는 법을 배웠다. 여기에 본선 32개국 중 최고를 자랑하는 체력까지 가미돼 우리 선수들은 수비에서 최전방 공격까지 3선의 간격을 아주 좁게 유지하면서 강한 압박으로 축구강국들을 무기력화했다.

결국 한국축구의 변화는 선수들이 지금까지 가졌던 나쁜 습관을 버리게 됨으로써 이루어졌다. 그 과정은 길었다면 길고 짧았다면 짧다고 할 수 있다.

한국축구의 변화는 3월27일 유럽전지 훈련 중 가진 터키와의 평가전이 시발점이 됐다. 이후 엄청난 가속이 붙었다. 히딩크 감독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의 잠재력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히딩크의 지도방법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히딩크 축구. 그것은 월드컵이 개막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예측 못했던 ‘히든사커’였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전문가 한국선수 기량평가

한국축구는 월드컵 4강 진입으로 세계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그렇다면 한국선수 중 누가 세계수준에 근접한 기량을 갖추고 있을까.

김희태 명지대 감독은 단연 송종국 박지성 안정환을 꼽는다.볼 콘트롤,센스,수비력,판단력에서 세계적인 스타들에 비해 손색이 없으며 성장 가능성에서는 가장 높다고 평가한다.특히 송종국은 스피드까지 갖춰 상대 측면공격수를 거의 놓치는 법이 없는데다 공격가담력도 뛰어나 이번 대회에서 단연 돋보였다.

박지성도 보이지 않게 수비에서 큰 역할을 했으며 패스가 거의 끊기는 일이 없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포르투갈에서 결승골을 넣을 대 보여준 환상적인 묘기 역시 펠레를 연상시키는 수준급이었다.안정환 또한 후한 점수를 받았다.단 기량면에서는 한국 최고지만 볼을 다소 오래 끄는 것이 단점이다

김 감독은 수비수 최진철 김태영도 거의 세계 수준에 손색이 없다고 진단했다.독일전에서 보여준 최진철의 헤딩견제능력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돋보였고 김태영의 스피드와 투지는 바로 한국을 4강에 끌어올린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또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 등 노장은 이미 검증을 받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평가를 유보한다"며 "차두리 이천수는 잠재력과 근성에서,이영표 김남일 설기현은 팀에 따라 기여도가 높은 선수'라고 분석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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