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이 독일에 석패함으로써 29일의 3, 4위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다음 날 요코하마에서 결승전이 열리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역시 3, 4위전이다.변함없이 전국민적인 응원을 하고, 개최국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월드컵은 사실상 끝난 것과 다름없다. 이제는 생활 속으로 되돌아올 때다.
월드컵열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다른 일은 중단되다시피 했고 각종 국민생활에 유형 무형의 장애가 발생했던 게 사실이다.
각급 학교에서는 시험이 연기되고 학부모들은 대입수험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큰 걱정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스포츠는 생활의 윤활유일뿐 전부가 아니므로 월드컵이 끝난 뒤의 정신적 신체적 후유증을 극복하고 그동안 미뤄두었거나 소홀했던 일을 다시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7월1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다음 날 별도로 국민대축제를 열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4강신화를 창조한 것은 국가적 경사이므로 자축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뒤풀이에 이틀을 소비하는 것은 ‘노는 분위기’의 연장과 다름없다.
더욱이 월드컵 개최도시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축제는 7월1일 하루로 줄이는 게 좋겠다. 이미 지자체장 취임식이 연기되고 7월1일부터 적용될 각종 법령과 제도의 시행도 늦춰지게 됐다.
재계도 산업활동 저조와 환율 급락등 경제환경이 나빠진 점을 들어 일과성 행사보다 국가경쟁력 높이기에 주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부문별로 월드컵의 성과와 과제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면서 정치, 노사관계등 갖가지 현안을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
모처럼 다져진 일체감과 월드컵을 통해 획득한 활력이 우리의 생활을 이끌어가는 에너지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