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들은 물론, 상당수 시민들이 심각한 월드컵 후유증을 겪고 있다.“왜 이렇게 목이 타고 몸이 노근하지….” 월드컵에 푹 빠졌던 권보선(權普善ㆍ31ㆍ회사원)씨는 “하루종일 힘이 없어 혹시 큰 병이 났을까 봐 병원에 다녀왔다”고 털어놓았다. 권씨 처럼 무기력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직장인, 가정 주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몰두의 대상을 잃어버린 결과”라며 “축구 대신 다른 취미나 일거리를 찾아낼 필요가 있고, 체력을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삼성강북병원의 박용우(朴用雨ㆍ40ㆍ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단 술을 삼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며 “과격한 운동 대신 조깅과 산책, 조기축구 등 가벼운 운동으로 기초체력을 키울 것”을 권했다.
아들(9), 부인(35)과 함께 길거리 응원을 벌였던 김영민(金英珉ㆍ37ㆍ서울 중랑구)씨는 “오늘(26일) 서울시청 앞을 지나다 나 자신도 모르게 광장 한가운데로 뛰어가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고 털어놓았다.
길거리 응원의 ‘부작용’으로 ‘광장 신드롬’이 일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공원이나 산을 찾아 광장에 있고 싶은 욕구를 해소할 것”을 조언했다.
한편 전문의들은 보디페인팅으로 피부가려움증이 생긴 사람은 오랜시간 햇빛 노출을 피하고, 성대가 상한 사람은 되도록 카페인음료 대신 물을 많이 마시고 말수를 줄일 것을 권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