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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목소리] "학연파괴…진정한 경쟁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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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목소리] "학연파괴…진정한 경쟁 출범"

입력
2002.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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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이 월드컵 개막 당시만해도 꿈도 못 꾸었던 4강에 진출했다. 유럽강호들을 물리치고 승승장구하는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거스 히딩크 감독의 여러 전략·전술중에서도 선수들의 학교 선후배 관계를 청산시킨 것이 중요한 원동력으로 지적되고 있다.

학연이나 학벌에 연연하지 않은 선수선발이 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것이다. 학벌 문제는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에 파고 든 고질적인 병폐다.

지연과 혈연에 대해서는 누구나 비난하면서도 학연이나 학벌에 대해서는 이의조차 제기하지 않는다. 학벌에 대해 우리가 침묵하는 이유는 이 문제가 여러 가지 오해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장이 사회 계층간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 준다든지, 능력의 차이는 존중되어야 한다든지, 세계화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경쟁이라든지, 지식 기반 사회에서 교육이 중요하다든지 하는 것 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오해들은 경쟁을 유일한 가치로 생각하는 사회 풍토에 기인하는 바도 크지만, 우리의 교육이 진정한 의미의 경쟁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에서 나온다.

사교육비는 이미 20조원 대를 넘어섰으며, 가난한 집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환상에 불과하다.

우리의 초·중등교육은 대학 입시에 생사를 걸고 있어 오히려 독창력과 사고력을 퇴화시킨다.

또한 대학 입시로 얻는 졸업장은 사회에 진출한 후 패거리를 지어 진정한 경쟁을 사전에 봉쇄함으로써 특정 집단들에게 특권을 향유케 한다.

때문에 우리의 대학 입시는 지속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 끝 독점 시작”의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초·중등 교육은 황폐화되고 다수의 대학생들은 점수 따기에 골몰하며 국민은 학벌에서 비롯되는 자만심과 열등감으로 극심한 정신·물질적 낭비를 겪고 있다.

/홍훈 ‘학벌없는 사회’ 대표(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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