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를 안하자니 대세를 거스르게 되고, 하자니 농민들 눈치 보이고.’농협중앙회가 내달 1일 주5일근무제 도입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은행ㆍ보험 등 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신용사업 부문과 농민들에 대한 지원, 유통ㆍ물류 사업 등을 담당하는 경제지도 사업부문을 함께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업 부문으로만 봐서는 시중은행들처럼 토요휴무를 해야겠지만, 토요일 영업을 해야하는 유통ㆍ물류사업을 고려하면 주5일근무는 사실상 힘들다.
무엇보다 농민과 일선 조합의 따가운 눈초리가 가장 큰 부담. 농협중앙회 주주인 단위 회원조합(별도 법인)들이 영농 지도 등을 위해 토요일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마당에 중앙회만 쉰다는 게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민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읍ㆍ면 단위 회원조합까지 같이 쉴 경우 농민들의 지탄이 쏟아질 것이 뻔한 일이다.
이미 몇몇 농민단체는 ‘농업 발전에 역행하는 농협의 주5일근무에 반대한다’는 성명서까지 내기도 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주5일근무제 시행시기와 적용대상 사업장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묘안이 안 선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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