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구와 나는 인연으로 묶인 사이다. 그래서 우리가 만난다면 아무 말도 필요 없다. 악수 한 번 하고, 그를 안아주고 싶다.”1982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특설 링에서 열린 WBA 세계 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도전자 김득구를 절명케 했던 레이 붐붐 맨시니(41)가 영화 ‘챔피언’(감독 곽경택) VIP시사회 참석차 24일 방한했다.
4월 23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방한 소망을 밝혔던 그는 ‘인연으로 얽힌(Knit Together)’이라는 표현을 거듭 쓰면서 김득구를 회상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우리 두 사람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자고 했으나 거절했다”는 그는 “한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에 숨기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지만 어떻게든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맨시니는 “김득구는 뛰어난 전사(Great Warrior)였다”고 회상했다. “경기 전 한 마디의 말도 나눈 적이 없지만 경기를 하면서 나로 하여금 ‘죽고 싶다’, ‘권투를 그만두고 싶다’는 회의를 들게 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맨시니는 1985년 배우이자 프로듀서로 변신, 현재 LA 근교 산타모니카에서 영화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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