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월드컵 본선이 진행되는 중에도 기량 향상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했고 팀을 위해 큰 공헌을 했다.”독일과의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24일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안정환(26ㆍ페루자)의 활약에 대해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 그가 위기 때마다 뽑아낸 골 때문만은 아니었다.
히딩크 감독은 “20~30분 밖에 뛰지 못했던 그가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며 탁월한 득점력 보다는 2차례의 연장 승부를 모두 소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경기의 흐름을 바꿀 조커에서 명실상부한 주전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는 뜻이다.
동료들의 신임도 두텁다. 주장 홍명보는 “(안정환이) 중요한 순간에 가장 큰 일을 해냈다”며 팀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의 미래에 대해 “월드컵 이후에도 유럽에서 자신의 입지를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히딩크 감독의 전망을 입증하듯 안정환을 붙잡기 위한 유럽구단의 경쟁이 뜨겁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리그의 명문구단이 안정환 영입을 위한 사전작업에 들어가 월드컵 이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BBC는 25일 ‘안정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할 스타’라고 보도했고 가디언 등 중요 일간지는 첼시, 웨스트햄, 맨체스터 시티 등이 안정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독일 함부르크와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서 연장 골든골을 성공시킨 안정환의 활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탈리아를 한일월드컵서 탈락시켰다는 이유로 안정환 방출을 기정 사실화했던 페루자 역시 “안정환과 재계약을 맺었다”고 태도를 돌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말로 안정환과의 임대계약이 끝나는 페루자는 25일 구단 대변인 발표를 통해 “안정환의 원 소속팀인 부산 아이콘스와 완전 이적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정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안종복 e플레이어 대표와 부산 아이콘스의 곽동원 단장은 “페루자로부터 아무런 공식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페루자의 완전 이적 주장이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안종복 대표는 “페루자측의 완전 이적 제의는 한일월드컵서 주가가 급상승한 안정환을 유럽의 타구단에 되팔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며 “페루자에 잔류할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출전 기회 박탈과 루치아노 가우치 페루자 구단주의 인격모독 발언 등으로 사실상 페루자와 결별 수순에 들어간 안정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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