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이 독일과 일전을 벌인 25일. ‘코리안 드림’을 찾아온 동남아 노동자들도 거리에서, 일터에서 한국인과 어깨를 걸고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쳤다. 아시아 시민 모두가 이날 만큼은 하나였다.“붉은 악마가 돼 ‘오~필승 코리아’를 외쳤다는 것 자체가 코리안 드림의 실현 아닙니까.” 동료 7명과 함께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나온 말레이시아인 모하마드 노르딘(28)씨는 “가슴에 응어리 진 서러움, 스트레스, 고국에 대한 향수를 한국인과 함께 한 응원으로 모두 날려 버렸다”며 “‘대~한민국’을 외칠 때 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쏟아지곤 했다”고 말했다.
대학로에서 베트남인 긴완(35ㆍ여)씨는 “이 순간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부러워한다”고 으쓱거렸다. 붉은 상의에 태극기 망토까지 걸친 파키스탄인 사이야드 아타하르샤(35)씨는 “비록 오늘 한국팀이 독일을 꺾지는 못했지만 태극전사는 유럽의 오만한 콧대를 눌러버린 아시아인 모두의 전사이자 자존심”이라며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경기 남양주시 마석 가구단지에서는 동남아 노동자 100여명이 ‘샬롬의 집’ 교회에 모여 태극 전사들을 응원했다. 경기 안산, 성남시 등의 동남아인 밀집지역에 있는 거리와 식당, 공장도 경기 내내 이들의 함성소리로 뒤덮였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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