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와 4위는 다르다. 독일에 아깝게 패한 아쉬움은 접어 두자. 이제는 마지막 승리를 준비할 때다.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한일월드컵 3, 4위전은 한국과 브라질_터키 준결승전 패자가 맞붙게 됐다.브라질이나 터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세계 4강이 그렇게 녹록한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한국의 자세라면 월드컵 3위와 5승째를 바라볼 수 있다.
3, 4위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팀은 유럽의 복병 터키. 아무래도 브라질의 결승 진출 가능성이 크다. 터키 축구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한국이 꺾은 정통 유럽축구에 비해 파괴력과 세기 모두 떨어진다.
올해 초 유럽 전지훈련에서도 주전을 뺀 한국과 0_0으로 비겼다. 특히 48년 전 스위스대회에서 0_7로 어이없이 대패한 한국팀의 설욕전인 데다 홈 그라운드이기 때문에 기세싸움에서 한국이 앞선다.
터키의 강점은 미드필드진의 조직력. 그러나 거칠고 끈질긴 점을 제외하면 2선에서의 침투패스 능력과 돌파력은 떨어진다. 바슈튀르크와 다발라가 버틴 왼쪽만 조심하면 된다.
골 결정력이 있는 스트라이커 하산 샤슈와 신예 일한 만시즈도 스피드와 돌파력이 뛰어나지만 세계 정상급 수준은 아니다. 4일간의 휴식을 취한 한국의 체력과 스피드라면 충분히 누를 수 있는 상대다.
만약 터키가 브라질을 꺾는다면 우리의 3위 가능성은 더 커진다. 우승 꿈이 깨진 브라질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들어 공수의 균형이 완벽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기존의 화려한 남미식 개인기에 압박, 대인수비까지 강해졌다.
그러나 브라질이 자랑하는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디뉴로 이어지는 ‘3R편대’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특히 호나우두는 허벅지가 온전치 않고, 호나우디뉴는 아직 세기가 부족하다.
교체선수인 루이장, 주니뉴의 기량은 이들에 못미친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히바우두도 2R이 묶이면, 느린 발때문에 공간을 만들지 못한다.
한국이 브라질마저 꺾으면 유럽과 남미 최강팀을 모두 이기는 소중한 경험을 쌓게 된다. 2006년 독일대회를 대비해서라도 꼭 이겨야 하는 한 판 승부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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