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4일 국회의장 자유투표 선출에 원칙적으로 합의, 16대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탄력이 붙었다.그러나 25일 양당은 국회부의장 선출,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 상임위원장 수 등에 대해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내 원 구성이 완전히 매듭되기에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국회부의장
민주당은 “의장을 배출한 당은 국회부의장을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각각 국회부의장 1석씩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국회에서의 3당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자민련도 우군화하는 이중 효과를 염두에 두었다.
자민련은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한편, 국회의장 자유투표에 암묵적인 지원 의사를 흘리면서 한나라당의 양보를 끌어 내려 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헌법에도, 국회법에도 그런 조항은 없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고집을 부리면 국회부의장도 자유투표로 뽑자고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국회부의장 1석과 운영위원장 가운데 전자에 더 무게를 둔다. 그러나 이는 국회부의장직을 노리는 당내 중진 의원들을 의식한 것이자 협상용 카드라고 할 수 있다.
■ 주요 상임위 배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2월 대선과 직ㆍ간접으로 관련이 큰 상임위는 서로 차지해야 한다는 전략이어서 적절한 조율이 쉽지 않다.
정부에 대한 파상 공세 무대가 될 예결위, 선거관리나 방송 등 대선 전략과 맞물린 행자위와 문광위, 권력비리 국정조사 및 청문회와 직결된 법사위 등이 양당이 점찍은 ‘전략 상임위’이다.
운영위원장의 경우 한나라당은 원활한 국회 운영을 명분으로 국회의장과 동일 티켓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독주 견제 차원에서라도 국회의장을 배출하지 않은 당이 가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상임위원장 수를 두고한나라당은 의석비대로 한나라당 10_민주당 8_자민련 1을, 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대로 9_8_2를 각각 고집하고 있다.
■ 협상 전망
국회의장 자유투표 선출이라는 돌파구가 마련돼 원 구성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무성하다. 국회부의장의 경우 한나라당의 자유투표 선출 주장은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할 가능성이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국회부 의장 카드를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 지렛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24일 총무회담에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총무가 “국회부의장 1석을 한나라당이 차지하면 9_8_2의 배분을 받아 들이겠다”고 밝혀 속내를 역으로 내비쳤다.
‘전략’ 상임위는 어차피 나눠 가질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문광위와 행자위, 예결위와 법사위 등을 놓고 여러 가지 조합을 구성, 양당이 이를 맞바꾸는 방식이 앞으로 총무회담에서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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