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희망자가 가산점을 노려 취득한 자격증들이 실제 채용시험에서는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입사지원서의 공란을 채우기 위해 대학생 10명 중 8명은 각종 자격증(운전면허증 제외)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이를 참고사항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 대학생들의 묻지마 자격증 취득 열풍
24일 취업정보전문기관 리크루트(www.recruit.co.kr)가 4월8일~6월10일 대학생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자격증 보유 현황’ 조사에 따르면 운전 면허증을 제외한 공인 자격증을 3개 이상 보유한 대학생은 33.5%였고, 2개 자격증 취득자는 23.1%, 1개 자격증 취득자는 24.1%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의 80% 이상이 1개 이상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은 워드프로세서(14.8%)이고 정보처리기사(13.3%), 인터넷정보검색사(10.9%),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9.7%), 정보처리산업기사(7.9%), 전자상거래관리사(6.2%), 정보통신산업기사(5.0%)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유는 ‘취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69.1%)가 단연 앞섰으며 ‘자기계발을 위해서’(14.3%), ‘평소 관심 분야’(9.5%), ‘전공에 필요해서’(4.5%) 등은 소수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자의 54.7%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취업이 더 잘 된다’고 생각했으며, ‘자격증 소지 여부는 취업과 상관없다’라는 대답은 19.3%에 머물렀다.
◈ 기업인사담당자, 자격증 글쎄요?
대학생들의 자격증 취득 열풍에 대해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크루트가 100대 기업 중 57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 결과 56.1%가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초 OA자격증 등은 취업에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인사담당자들은 “기초 OA자격증은 자격증의 소지 여부와 업무의 연관성을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보편적”이라며 “컴퓨터의 기초 활용능력에 관한 자격증 보다는 어학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두는 것이 취업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대다수 기업들은 자격증을 서류전형시 ‘참고 사항’(47.4%)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으며, 자격증 소지자에 대한 가점 여부에 대해서는 ‘가점 없다’와 ‘가점 있다’라는 응답이 각각 24.6%, 22.8%로 집계됐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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