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이 `D-'로 평가대상 79개국 가운데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못미치는 70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올라서고 경기회복으로 수조원의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 은행들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적게 쌓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한미ㆍ하나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을 `D-'에서 `D'로 상향조정했으나, 국내 은행의 가중평균등급을 여전히 `D-'로 평가했다.
이같은 등급은 평가대상 79개국 가운데 70위로 필리핀(64위), 일본(66위), 태국(69위), 러시아(72위), 중국(73위), 인도네시아(77위), 아르헨티나(79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은 현재 재무건전성은 취약하지만 은행 규모가 큰 점이 반영돼 D로 평가됐다.
반면 네덜란드(1위, B+), 영국(2위, B+), 미국(4위, B), 캐나다(5위, B), 싱가포르(9위, B), 홍콩(17위, B-) 등이 상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멕시코(38위, C-), 대만(41위, D+), 말레이시아(51위, D+), 인도(56위, D) 등도 우리보다 앞섰다.
무디스가 등급을 평가한 국내 12개 은행 중 기업, 산업은행이 E로 가장 낮았으며, E+ 등급은 조흥 대구 우리(옛 한빛) 외환 부산 서울, D 등급은 하나 한미, D+ 등급은 국민 신한등이었다.
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Financial Strength Rating)은 장래 손실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어느 정도 자기자금을 확보하고 있는지, 다시말해 미래 수익구조가 건실한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무디스 관계자는 “미국 은행들이 부실채권에 대해 평균 132%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반면 한국의 은행들은 불과 76.1%만을 적립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한국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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