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광주비엔날레가 29일 폐막된다.’멈춤-PAUSE-止(지)’를 주제로 3월 29일 개막, 한국 91명을 포함한 31개 국 325명의 작가가 참여해 93일간의 일정을 달려온 제4회 광주비엔날레의 입장객은 54만 1,589명(23일 현재)으로 집계됐다.
목표 관람객 60만 명에 못 미치고, 1회(160만 명) 2회(90만 명) 3회(61만 명)관람객 수보다 크게 적지만 아시아 최대 비엔날레라는 규모 지향에는 충분한 수치.
지방선거와 월드컵의 열기에 묻혀 관람객이 줄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광주에서 월드컵 경기가 3차례 열려 외국인 관람객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 외국인 관람객 수는 3만9,116명.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행사 조직과 전시 구성 양면에서 이전과는 차별되는 행사였다.
예술감독의 역할 강화를 위해 커미셔너 제도 대신 공동 규레이터 제도를 도입했다. 또 본 전시와 특별전의 구분을 없애는 대신 4개의 프로젝트에 따라 전시장과 내용을 달리 했다.
프로젝트1은 현대미술의 거대한 스케일과 숨가쁜 행보에서 잠시 벗어나 성찰의 기회를 갖자는 의도로 ‘멈춤’을 주제로 진행됐다.
프로젝트2는 ‘저기 이산의 땅’을 주제로 재외동포 및 해외 거주 한국 작가들이 참여해 한국인의 이산 문제와 정체성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추구했다. 프로젝트3 ‘집행유예’는 광주의 성격을 분명히 한 행사.
5ㆍ18자유공원과 옛 헌병대를 복원한 장소에서 광주의 역사성과 미술의 공공성을 되새긴 자리였다.
프로젝트4는 시내 도심철도 폐선 부지에서 ‘접속’이라는 이름으로 버려진 도시공간과 시민이 만날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열렸다.
해외 언론, 전문가들로부터 “무모하리만치 실험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여타 국제적 비엔날레는 물론 이전 광주비엔날레와도 구별되는 실험성이 무엇보다 두드러졌다.
세계 25개 대안공간 그룹들을 불렀고, 통상적인 전시장을 벗어나 마치 장터 같이, 수많은 파빌리온(pavillion)에서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파격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점이 참신성으로 평가받기도 했으나 전체적인 준비 부족과 미숙함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거셌다.
지나치게 영상, 설치 중심으로 꾸며져 전통 평면, 회화 작업이 외면됐다는 비판이 그 하나. 또 프로젝트별로 진행된 전시가 ‘집행유예’를 제외하고는 그 성격을 분명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가별, 지역별 전시 형태를 벗어나 대안공간을 초청했다고는 하나 이들이 기존 미술과의 차별상도 나타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결국 이런 비판들은 1회 이후 계속되어온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2002년으로 광주비엔날레는 기로에 섰다는 것이 미술계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폐막식은 29일 오후 6시 30분 광주 문예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개최된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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