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스트라이커다.’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_독일의 준결승전은 안정환(26ㆍ페루자)과 미로슬라프 클로세(24ㆍ카이저슬라우테른)의 머리싸움에서 승부가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안정환은 미국전 동점골과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골든골을 모두 헤딩슛으로 잡아내 한국을 구해낸 영웅. 또 클로세는 5골 모두를 역시 헤딩슛으로 성공시켜 독일을 4강까지 끌고 온 새로운 스타이다.
특히 두 팀의 공격패턴은 둘에게 마무리를 의존하는 스타일이어서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안정환은 외신기자들이 한결같이 ‘창조적인 스트라이커(Creative Striker)’라고 평가할 정도로 주목 받고 있다. 이미 페루자시절 교체멤버로 유럽기자들에게 꽤 알려졌지만 이번 대회서 보여준 테크닉과 투쟁정신은 그를 새롭게 평가하는 기회가 됐다.
폴란드에서 귀화한 클로세 역시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 그러나 “진정한 게르만 전사는 골키퍼 올리버 칸과 스트라이커 클로세 밖에 없다”는 독일 일간지 노이에 오스나브루커 자이퉁(Neue Osnabrucker Zeitung)의 비테 베르겐 기자의 말처럼 클로세는 독일 공격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새벽 잠을 깨우는 괴전화에 시달렸고, 아일랜드와의 16강전서 가벼운 부상까지 생겨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16강전 이후 아직 득점이 없다.
그러나 그는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이 따랐을 뿐 컨디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한다. 키가 작은 한국 수비수보다 높이에서 앞서기 때문에 자신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둘에게 이번 4강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세계가 지켜보는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면 유럽의 명문클럽에서 뛸 수 있는 보증수표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안정환은 한국을 월드컵 결승에 진출시킨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하겠다는 각오다.
2경기 연속 연장전까지 뛴 데다 발목부상까지 겹쳐 컨디션은 좋지 않지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있다.
클로세는 이미 이탈리아리그 AS로마로부터 몸값 2,50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그러나 팀을 결승으로 이끌 경우 값어치는 더욱 폭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력을 다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 전까지 ‘조커’, 또는 ‘반쪽짜리 공격수’라는 비판을 받았던 둘은 이제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서귀포=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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