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세대주택 옥상의 물탱크는 왜 꼭 노란색이어야 하나? 파란색이면 안되나?”기성에 대한 의문, 그것을 타파하는 실험정신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다.
붉은 악마가 붉은색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듯이,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문명의 색깔과 형태에 창조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쌈지스페이스가 7월 31일까지 열고 있는 2002 서울ㆍ파리 작가 교류전 ‘Korean Air France’는 이런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의문을 던지고 해답을 내놓는 자리이다.
한국의 김승영 박용석 박찬경 이주요 함경아 홍순명 6명과 프랑스의 니나 에스베, 슬기 리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한 공동작업이다. 30대의 실험적 대안공간 작가란 점이 공통점이다.
전시회 제목 ‘Korean Air Frnce’는 대한항공의 영문 표기인 ‘Korean Air’와 프랑스의 국적기 ‘Air France’를 합친 조어.
비행기가 문명간의 만남과 소통을 빚어낼 수 있는 이동수단이자, 문화적 혼성과 21세기의 화두인 유목민적 방랑을 상징하는 매체라는 데 착안했다.
부산 출신 사진작가 박용석은 서울 다세대주택의 노란색 물탱크를 부산 지역에 흔한 파란색으로 환치시킨 작품을 내놨다. 박찬경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판문점 세트 종이 복사본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며 분단 현실을 환기시킨다.
이주요는 쌈지스페이스의 거친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된 차고갤러리에 기존 미술품에 ‘농담’을 거는 드로잉을 그렸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출신 슬기 리는 한국 철물점과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알루미늄 철망, 스폰지, 매직테이프 등으로 만든 설치를 선보인다. 레바논 출신인 니나 에스베는 13세기 아랍 고전에서 발췌한 남녀 성기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로 녹음, 현대사회의 성에 대한 억압을 고발한 비디오 프로젝션을 보여준다.
참여 작가들은 한국 전시 후 9월 3~30일 프랑스 파리 대안공간에서 다시 현장 작업을 보여주는 교환전을 열 계획이다.
(02)3142-1693
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