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승부는 발 빠른 조커들이 결정한다.”25일 독일과의 4강전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의 걱정은 체력회복이 더디다는 것이다.
그러나 23일 훈련을 마친 뒤 외신기자들이 체력문제를 거론하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말은 단호했다.
“한국선수들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다. 핵심선수들이 빠져도 준비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히딩크 감독이 언급한 준비된 선수는 바로 이천수(21ㆍ울산)와 차두리(22ㆍ고려대)일 가능성이 높다. 이천수와 차두리는 지금까지 풀게임을 뛰지 않아 체력이 왕성하고 히딩크 감독이 항상 근성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또 독일이 수비진의 커버플레이가 늦어 상대의 빠른 돌파에 속수무책이었다는 약점을 감안한다면 둘의 선발출장도 설득력이 있다.
이들은 주로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의 체력저하를 틈 타 공격의 물꼬를 트는 해결사(조커)로 기용되어 왔다.
대표팀의 20m 왕복달리기 체력테스트에서 1등을 나눠 가진 체력왕인 이들이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 등에서 연이은 연장전 혈투로 주전 선수들이 체력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받는 것이 당연하다.
이천수는 스페인전에도 후반 교체 투입됐고, 차두리는 스페인전에 출전하지 않아 체력에 부담이 전혀 없다.
스피드는 독일전의 또 다른 변수. 한국은 스피드를 앞세운 돌파력으로 독일의 측면을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작전을 수립했다.
히딩크 감독이 “적당히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촉촉하게 젖으면 공의 흐름이 빨라져 스피드가 강점인 우리 팀에게 유리하다”며 은근히 수중전을 기대한 것도 스피드가 승부를 가를 요인이기 때문이다.
좌우 측면 공격수 이천수와 차두리는 대표팀 내 최고의 준족이다. 모두 100㎙를 11초대에 주파할 뿐 아니라 드리블 속도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천수는 “독일 수비가 우리보다 느리다. 스피드가 강점인 내가 팀의 승리에 반드시 기여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차두리에게 독일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차두리는 독일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차두리는 “독일에서 처음 축구를 배웠고 독일과의 경기를 오랫동안 꿈꿔 왔다. 4강에서 경기를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반기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르 레버쿠젠이 영입의사를 밝히고 있어 독일전이 더욱 기대된다. 레버쿠젠은 아버지가 뛰었던 바로 그 팀이다.
김정호기자
■한국대표팀 빨간색 상의 입는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5일 독일과의 한일월드컵 준결승전서 빨간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로 구성된 A유니폼을 입게 됐다.
홈팀으로 분류된 독일 역시 흰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 흰색 스타킹으로 구성된 전통의 유니폼을 입는다.
한국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흰색 상의, 빨간색 하의로 구성된 B유니폼을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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