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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축구 '팬덤' 강하게 키우려면

입력
200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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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H.O.T 고수 김재원… 월드컵 이전 ‘오빠’에는 이런 연예인들의 이름이 올랐다.그러나 요즘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황선홍, 홍명보, 안정환, 김남일, 차두리, 이운재. 이 ‘선수’들에 대한 성원은 그저 응원을 넘어 ‘팬덤’으로 변모하는 상황이다.

아이들은 스타들의 이력을 줄줄이 꿰고, 좋아하는 스타가 어떤 경기를 펼쳤는지 관전평을 올리고, 취미가 같은 아이들끼리 어울린다.

경기가 한창인 요즘이야 선수들에 대한 개별적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월드컵만 끝나면”이라며 벼르는(?) 아이들이 적잖다.

가장 큰 차이는 부모의 전폭적인 성원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스타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우려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부모들이 이제는 응원에 더 열성적이다.

기말고사 기간이지만 응원 열기가 전국민적인 탓에 “우리 아이만 공부 안 하는 게 아니다”는 일종의 심리적 안도감이 그들을 더욱 너그럽게 하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의식은 날카롭다. 주말 TV의 한 방송 프로에서 인기도를 조사한 결과, 여중생들은 치열한 승부근성의 김남일에게 몰표를 준 반면, 성인들이 많은 명동 거리에서의 투표에서는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어른들이 스타의 얼굴과 이미지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아이들이 그저 ‘멋있는 모습’에만 반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세상사. 수백만명이 붉은 옷을 입고 한자리에 모이고, 야구장에서도 축구를 보는 나라는 세상에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자부심이지만 외국인들에겐 ‘두려움’이 될 수도 있다. 같은 이치로 운동 선수에 대한 팬덤 역시 무작정한 스타 추종, 즉 그들의 패션 따라하기나 스토킹에 가까운 추근거림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열정이란 언제나 두 얼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업적인 계산까지 가세하면 ‘우리들의 스타’는 ‘그들의 스타’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축구와 선수에 대한 팬덤, 어떻게 건강하게 키울 것인가. 이제 또 다른 숙제가 남았다.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하기에는 4,700만의 열정이 너무 뜨겁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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