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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투르크전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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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투르크전사 파이팅

입력
200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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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기간에 맞은 6ㆍ25는 우리를 위해 피흘렸던 터키라는 나라를 생각하게 한다.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연인원 4만명)을 파견했던 터키는 1,000명 이상이 전사하고 2,000여명이 부상했다.

참전용사나 그들의 후손은 이름 앞에 코렐리(Koreliㆍ한국인이라는 터키어)를 자랑스럽게 붙여 쓰고 있다.

■그런 은인의 나라에 대해 우리는 별로 해준 게 없다. 연간 11억달러 어치의 공산품을 수출하고 5,000만달러 미만의 농산품을 수입하고 있다.

3년 전 터키에 대지진이 났을 때 한국정부의 지원금은 고작 7만 달러여서 현지 대사관이 민간의 모금액과 합쳐서 전달했을 정도다.

또 1973년 여의도에 앙카라공원이 조성됐지만 지명도는 매우 낮다.

서울올림픽때 형제의 나라에서 올림픽을 한다고 24시간 TV방송도 했던 터키로서는 섭섭했을 것이다. 특히 3일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한국심판이 2명을 퇴장시키기까지 했다.

■한국어와 문법구조가 비슷한 터키의 속담에는 ‘친구는 머리를 보고 적은 다리를 본다’는 말이 있다.

친구는 기쁨을 표시하려고 얼굴을 보지만 적은 걸어 넘어뜨릴 생각만 한다는 뜻이다. 머리와 다리를 쓰는 축구를 통해 한국인들이 다리만 쓴 게 아닌지 모르겠다.

48년 전인 1954년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우리는 2차전에서 터키에 0대 7로 참패했다. 원망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런 터키도 48년만인 올해에야 월드컵 본선에 다시 나왔다.

그리고 당당히 4강에까지 올랐으니 터키사람들의 흥분과 감격을 이해할 만하다.

■우리와 터키가 만나려면 둘 다 독일과 브라질에 이기거나 져야 한다. 둘 다 진다면 3, 4위를 다투게 되지만, 기왕이면 함께 이겨 결승전으로 형제의 우의를 다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양국의 붉은 응원단이 세계를 붉게 물들일 것이다. 3월에 결성된 ‘터키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회원수가 8,000 명을 넘는다.

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터키경기때마다 ‘투르키예 투르크, 하이디 바스트르(터키인들이여 전진하자)’를 외치고 있다.

용감한 돌궐(突厥)족의 후예 투르크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한다.

임철순 논설위원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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