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그룹의 김영조(金榮祚ㆍ66) 부회장은 중소기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만성적자 기업이 김 부회장의 손길만 닿으면 1~2년만에 신기하게도 흑자로 전환하기 때문이다.케이블TV 방송국 강서방송은 2000년 10월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8년간 누적적자 32억원을 기록한 부실 기업이었다.
그는 “새집을 짓는 것보다 헌집을 뜯어고쳐 새집을 만드는 것이 더 어렵더라”며 지난 2년을 회상했다.
김 부회장은 기술, 제작, 송출 등 각 팀장과 상무가 참여하는 조회를 매일 오전 열어, 회사의 세부상황을 공유했다.
또 각 팀장에게는 무한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부여했다. 이를 못 견딘 일부 직원들은 서둘러 짐을 쌌지만, 신입사원의 이름까지 일일이 기억하며 격려하는 김 부회장의 열성은 끝내 빛을 봤다.
2001년과 올해 상반기 각각 11억원과 7억원의 흑자를 기록, 내년 중반이면 8년간 쌓아온 적자를 말끔히 해소할 전망이다.
송원이 98년 7월 인수한 액화탄산가스 및 드라이아이스 전문기업 태경화학도 김 부회장이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과 협상, 주력제품의 단가를 30% 올려놓는 수완을 발휘한 덕에 부활했다.
“가동률은 30%대에 머물고 탄산가스 가격은 10년 동안 꿈쩍 않는 상황이 지속돼 원청기업인 대기업과 탄산가스업계 전체가 망할 수 있었지요.”
김 부회장은 경쟁업체들을 설득, 제살깎기식 덤핑 관행을 뿌리뽑았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기업으로 하여금 적정가격 구매를 독려한 끝에 업계 전체를 살려냈다.
송원은 친형인 김영환(金榮煥ㆍ69) 회장과 함께 75년 설립한 태경산업을 모기업으로 계열사 9개을 거느린 보기드문 ‘중소기업 그룹’.
김 부회장은 “상대 출신의 형님은 통찰력있게 업계 전체의 판도를 살펴 경영의 큰틀을 잡고 나는 실무를 맡아 30년 가까이 환상의 팀워크를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아직도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나 2시간 동안 운동할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남들이 자는 시간에 2시간 운동하고 업무중에 짬을 내 2시간 독서하는 경영자를 누가 뛰어넘을 수 있을까.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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