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국가에의 열망이 열광으로 분출"기적이 일어났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목이 터져라 외친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 의 노도 같은 함성은 태극전사 선수들의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로 승화해 세계를 경악케 하는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우연한 기적이 아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밑으로부터의 정치적 민주화를 쟁취해낸 한국인의 저력, 잠재된 열망, 성숙된 의식이 만들어낸 필연의 기적이다.
남녀노소, 신분에 관계없이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용광로역할을 한 거리응원과 자발적인 축제는 우리를 가로막는 차별과 구태의 벽, 국민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와 문화의 벽을 무너뜨린 역사적 사건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월드컵을 통해 스포츠뿐 아니라 경제, 문화, 시민의식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이 ‘파워코리아’의 힘과 잠재력에 경탄에 찬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드러난 국민적 에너지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를 국운융창(國運隆昌)의 발판을 만들기 위한 국가적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긴급좌담회를 개최했다. /편집자 주
▦손병두=이번 월드컵 개최와 4강진출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우리 국민들이 입었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씻어내고, 억눌려 있던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나아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정치ㆍ경제ㆍ사회적으로 움츠려 왔던 국민들의 에너지를 분출한 카타르시스의 장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리더만 잘 만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자긍심을 갖게 됐다.
▦문동후=대회 준비와 운영 측면에서도 대단한 성공작이었다. 공동개최가 결정됐을 때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심했다. 그러나 훌리건들의 난동도 없이 안전하게 월드컵이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한ㆍ일간 협조도 잘됐다. 세계가 완벽한 진행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더구나 월드컵 조직위 책임자인 나 스스로도 평정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우리 대표팀의 성과가 엄청났다는 것이다. 당초 16강 진출, 아니 1승만 해도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외국 언론의 보도처럼 이제 한국 대표팀의 행진은 누구도 멈출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월드컵이 전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된 것에 국민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젊은이들에게는 페스티벌이었고, 중년들에게는 수십년간 억눌렸던 감정을 분출하는 장이었다.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된 것이다.
▦한상진=나 스스로 매번 경기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붉은 두건을 쓰고, 광화문으로 나갔다. 나도 주체할 수 없는 흥분과 감격의 소중한 체험을 했다. 주목할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에 더 많은 국민이 뛰쳐나왔고, 특히 여성들과 나이든 사람들의 숫자가 더욱 많아졌다는 점이다. 남녀노소의 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이제 일상의 평온으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그 이상의 무엇을 우리가 만들 수 있느냐를 고민하게 된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 사회의 지형을 다시 규정하는 엄청난 이벤트였다. 이 같은 열광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무엇으로 승화되냐에 따라 한국 사회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김상환=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고명한 시인들의 시도 서툴러 보일 정도로 한반도 전체가 기적 속에 있다. 그것은 현실에서 진행되는 판타지였다. 기대할 수도 없었던 일이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우리 국민을 통해서 일어난 것이다. 이는 어떤 사회학자도, 시인도 표현할 수 없다. 역사적인 순간은 늘 이처럼 초개인적인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조형되는 현장이다.
중요한 것은 ‘축구에서 이겼다’가 아니라 이제 우리에게도 이런 역사적 순간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축구를 넘어 우리 역사에 새로운 순간이 열리고, 이를 통해 뭔가 역사가 바뀌지 않겠냐는 바로 그런 체험이었다.
▦손병두=월드컵에서 국민들이 보여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면서 우리 국민의 유전자 속에는 다른 민족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민족의 대뇌속에 감춰있던 ‘공동체 의식’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다시 촉발된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스포츠라는 구심점을 통해 우리 국민의 통합의식이 신앙의 경지로까지 간 것이다. 특히 태극기 아래 우리 국민들이 뭉친 것은 독재시대때 처럼 강제된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태극기에 대한, 국가에 대한 신앙심이 생긴 것이다.
미국인들이 9ㆍ11테러 이후 성조기를 차에다 달고 다닌 것처럼 우리 국민들은 태극기를 스카프로, 치마로, 스티커로 만들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지금처럼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그렇게 열심히 불러본 적이 있었던가. 이 같은 에너지가 각 부분에 그대로 흡수되어 꽃이 피고, 정화된다면 엄청난 국가적 역량이 될 것이다.
▦문동후=이번 월드컵은 국가에 대한 사랑, 애국심이 발현될 수 있는 기회였다. 갤럽에서 8강 진출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93.3%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지난해 11월 73.2%보다 20.1%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한국인이 될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60.2%에서 86.2%로 높아졌다.
온 국민이 환호하는 것은 축구, 그 중에서도 월드컵의 특징과 관련있다. 축구란 전쟁처럼 단순한 경기이면서도 가장 본능적 게임이다. 어린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가장 먼저 하는 게 발차기 아닌가. 더욱이 월드컵은 국가간 대항전이다.
▦한상진=국민적 열광의 이유는 우선 이겼기 때문이다. 누구도 이렇게까지 올라가리라곤 기대조차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흥분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위기에 봉착했을 때 하나가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부의 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남녀, 계층, 지역을 넘어 하나가 됐다.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현상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열망하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외침을 물리치면서 민족을 유지하고, 수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민주화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세계로 향하자, 세계로 나가자는 꿈이 있었다. 세계무대를 향한 열망이 축구를 통해 현실화했으니 흥분하고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에 모든 벽이 무너졌다. 레드 콤플렉스의 벽도 무너졌다. 또 억눌림의 벽이 무너지면서 표현과 노출의 미학이 만들어지고 있다. 자기표현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김상환=우리 역사는 항상 미완의 역사였고 계층과 세대, 이념간 갈등과 분열의 역사였다. 그래서 우리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열망은 바로 그 반대, 즉 자랑스런 국가, 하나된 민족, 제대로 된 국가를 갖는 것이었다.
한국은 세계 근대사에 진입한 지 얼마 안된, 신생국과 다름 없다. 우리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정치든, 경제든 세계적 국가로 향한 열망이 늘 잠재해 왔다. 서울시청의 전광판은 바로 이런 바람의 거울이었다. 제대로 된 역사를, 자랑스런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과 열망이 투사된 게 바로 전광판이었고, 운동장이었다.
우리가 월드컵을 개최할 능력이 됐듯이, 이제 우리 국민도 우리의 감동을 표현하고, 조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월드컵 무대는 그런 국민적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한상진=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애국심은 과거 우리가 이룬 업적으로 인한 그런 식의 과거지향적 사고가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에는 국민적 여망을 수용하며 세계 정상으로 향해가는 미래의 조국 이미지가 깔려 있다.
▦손병두=우리는 정말 위기에 강한 민족이다. IMF때 ‘금모으기’운동을 펼친 것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위기 때면 나타나는 결속력이 그 동안 이완돼 오다가 월드컵 성공개최라는 목표가 나타나자 다시 발현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14년 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때에 비해 훨씬 자발적이고 성숙된 시민 의식을 보여줬다.
우리 경제는 GDP기준으로 세계 13위고 무역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12위이다. 사실 그 동안 이런 위치에 걸맞은 시민의식이 따라주지 못해왔는데 월드컵은 자율적, 창의적 시민의식이 정착했음을 보여주었다.
▦한상진=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네 가지 현상에 놀라고 있다. 첫번째는 뜻밖에 우리가 축구를 이렇게 잘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질서 있게 응원할 수 있느냐는 것이고, 세번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데도 별다른 사고 없이 치러내는 상당한 자기 규제력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네번째로 과거의 ‘분열 시대’를 뛰어넘는 통합의 현상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학을 하는 입장에서 내가 갖고 있는 하나의 가설은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빈곤과 결핍의 시대, 잘 살기 위해서 불철주야 일해야 하는 시대였고 또 한편으로는 독재와 억압에서 해방되기 위해 저항하던 시대였다.
이제는 민주화의 기반에서 확실히 자기를 긍정할 줄 아는 세대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의 긴 역사는 자기를 불신하고 자기 탓을 하고 이 때문에 서구에서 성공의 모델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일등시민,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겨나고 있다.
▦김상환=한가지 더 보충을 한다면, 4강 진출은 우리 국민이 가진 심리적인 장애물, 한계, 꺼풀을 깨는 역사적 순간을 상징한다. 박지성이나 차두리 같은 어린 선수가 유럽의 대형 선수 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서 자신 있는 플레이를 보였고 그것이 우리에게 굉장한 기쁨을 줬다.
선수들의 잘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감정의 전이(轉移)가 일어난 것이다. 세계 선진국에 비해 아직 우리가 이뤄야 할 것은 많지만 심리적으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온 국민이 가지게 됐다. 한마디로 우리는 심리적으로 미래를 살고 있는 것이다.
▦문동후=16강이 확정된 뒤 이뤄진 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이 4강에 진출한다’는 응답이 92.5%였다. 바로 자신감의 표시다. 우승한다는 사람도 26.5%가 나왔다. 그 동안 두렵게 느꼈던 유럽의 강팀들을 차례차례 이겨가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을 통해 국민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되찾게 됐다는 점이다.
▦손병두=나는 이번에 히딩크라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 성공한 것이 우리가 세계화(Globalization)로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은 외국인에게 매우 배타적인 것이 사실이다. 히딩크가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반대가 많았다. 그러나 세계 최고 전문가를 불러다가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으니 이제는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 기업활동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다.
▦한상진=히딩크는 학계에도 많은 교훈을 줬다.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상당한 능력이 있는데 우리의 제도가, 인간관계가, 문화가 우리를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의 창의력을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제도, 관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히딩크라는 새로운 CEO가 와서 우리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히딩크와 우리 팀 선수들과의 관계는 서구처럼 개인주의적인 것이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히딩크가 감동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하나의 조직으로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뛰는 선수들의 공동체주의가 빛을 발했다.
히딩크 현상에는 이 두 가지가 같이 있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는 이처럼 서구의 합리주의와 우리식 공동체의식을 접목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속에서 한국만이 갖는 강점이고 한국적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손병두=박지성이나 안정환 같은 선수는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가난한 집안의 자제들이 학연이나 혈연을 떠나 능력 하나로 히딩크의 눈에 들어 대 선수가 됐다. 이런 선수들이 스타가 된 것에 국민들은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다. 연고를 따지지 않고 철저히 능력에 따라 선발하고, 공정한 경쟁기회를 부여하면 우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히딩크가 준 교훈이다.
▦김상환=나는 히딩크 축구가 탈근대적 가능성이 뭔지를 보여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히딩크가 강조한 것은 여러 가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갖추라는 것이었다.
근대적인 패러다임은 전문화, 분업화의 강조였다. 경제의 포드시스템이나 학문에서의 전공 개념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근대적 패러다임은 효율성의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인간 관계의 단절화, 파편화 등의 폐해도 낳았다. 이런 의미에서 인재를 하나의 직업, 기능에 묶어 놓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 히딩크의 축구는 넓은 의미에서 탈근대 문화의 패러다임이다.
▦손병두=이번 월드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밸류 코리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해외에서 삼성, 현대, SK 등 국내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상당히 높으나 이들이 한국기업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즉, 국가이미지가 기업이미지보다 낮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의 국가이미지는 엄청난 상승효과를 볼 것이다. 해외진출과 외자유치, 해외시장 개척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문동후=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로 얻은 부수효과는 세계가 한국을 일본과 동등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점이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 10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는 10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기업의 전반적인 인지도 상승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12조3,000억원 수준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손병두=기업 이미지 제고로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의 허브로 본격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국 사이에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는 하나’라는 의식이 형성되었다. 동아시아 경제공동체 형성에 한 발 다가가는 자극이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4강에 진출한 만큼 이를 주도할 수 있다.
하지만 88서울올림픽에서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회로 평가를 받았고 국민들은 그에 따른 자긍심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곧 이어 5공 청문회가 열리면서 상승 분위기는 한 달도 못 가서 가라앉아버렸다. 이번에는 국민적 통합 분위기와 자신감이 정치로 인해 분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상진=월드컵을 계기로 국민의 자신감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모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성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88올림픽처럼 정쟁이나 노사갈등 등으로 인해 이 같은 국민적 에너지가 얼마 못 가 사그라진다면 정말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들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는 행동은 자제하고 좀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정말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또한 1등 시민 1등 국가가 되자는 자생적인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시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국가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은 정부가 나서서 하려면 안 된다. 스스로 자생적인 운동이 퍼져 나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김상환=이번 월드컵은 우리들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이란 지난 두 세기 동안 갈기갈기 찢겨 그 누구도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정의 내릴 수 없었다. 축구를 통해 드러난 우리의 모습을 일반화 해서 우리 자신이 결여하고 있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브라질의 삼바축구, 전차군단 독일, 프랑스의 예술축구는 확연한 문화적 정체성 없이는 붙여질 수 없었던 명칭이다. 우리도 월드컵을 한국 고유의 스타일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전 사회적인 상승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이 상승열기가 각 분야로 퍼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석과 학문적 검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정리=유병률, 김영화,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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