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독일)에는 좀 미안하지만, 당연히 ‘우리 나라’가 승리해야죠. 대~한민국!”한국이 스페인을 물리치고 독일과의 4강 전을 확정 짓는 순간, 독일 출신 귀화 한국인 이 참(옛 이름 이한우ㆍ48ㆍ참스마트 대표)씨의 입에서는 ‘자랑스러움’과 ‘당혹함’이 교차하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옛 조국’과 ‘현재의 조국’이 결승행을 다투게 되는 꿈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독일 친구가 ‘한국이 지금까지 잘했지만 여기까지’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어디 두고 보자’고 했죠.” 우리 선수들 뛰는 모습이 믿음직스럽고 똑똑한 진돗개 같이 멋있어 보인다는 그는 포르투갈전 때는 직접 경기장에서, 스페인 전 승리 직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서울 이태원으로 뛰쳐나가 태극기를 흔든 완전한 붉은 악마다.
“독일 전 때 다시 한번 붉은 옷과 태극기를 꺼낼 겁니다. 독일은 이미 월드컵에서 올라갈 때까지 올라가본 팀이잖아요. 이제는 한국 차례죠.”
물론 그도 베른하르트 크반트라는 이름의 독일 청년이었던 시절, 막강 전차군단의 열성적인 팬이었다. “베켄바워 선수를 특히 좋아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천수, 이운재 선수를 더 좋아해요. 제가 한국에 온 1978년은 차범근 선수가 독일에 진출한 해이기도 하니 한국축구와 제가 인연이 깊은가 봅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보인 저력을 진정한 축구발전으로 연결시키려면 독일로부터 배워야 할 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선수만 300만명이고 회비를 내며 이들을 자발적으로 후원해 주는 국민만 500만 명입니다. 지금 열광하는 한국 축구팬 중에는 우리 프로축구 팀이 몇 개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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