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진출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한 월드컵 성과를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밸류 코리아)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특히 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최초로 월드컵 4강 기적을 일궈내 ‘아시아 대표국가’ 이미지가 확산됨에 따라, 월드컵을 통해 결집된 국민적 에너지를 이젠 ‘동아시아 중심국가’ 구현을 향해 확대 재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본사가 마련한 ‘월드컵 중간점검 긴급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개최를 통해 ▦분단국 고유의 정치ㆍ군사적 리스크가 크게 경감됐고 ▦경제적으론 ‘싸구려 브랜드’의 고정관념이 개선됐으며 ▦길거리 응원을 통해 시위문화로 대표되던 무질서 이미지도 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이 같은 성과를 한국경제의 미래비전으로 설정한 동아시아 물류 비즈니스 중심국가, 즉 ‘허브 코리아’의 실현으로 연결시키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기업이 대외적 브랜드 인지도를 1%포인트 높이려면 1억달러 이상의 마케팅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월드컵을 통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은 수천억 달러의 무형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실제로 국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수출확대 및 단가상승, 외자유치, 자본조달비용 절감 등의 실질적 부수효과로 연결된다.
미국의 경우 월드컵을 개최했던 1994년 451억달러이던 외자유치 규모가 96년 845억달러로 늘어났으며, 프랑스도 월드컵 개최 전년도인 97년 232억달러였던 외자유치액이 99년엔 391억달러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도 월드컵 이후 아시아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체결하고, 제도과 관행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일치시킨다면 ‘허브 코리아’ 실현기반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이날 좌담회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월드컵을 통해 우리 경제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으며 이젠 우리 경제의 가치를 높이는 ‘밸류 코리아’를 위해 ‘월드컵 이후(포스트 월드컵) 마케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동후(文東厚) 월드컵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월드컵 공동개최로 우리나라의 위상은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상됐으며 특히 4강 진출은 아시아권의 단결 분위기가 고조시켜 한국을 지역 중심국가로 만들게 될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김상환(金上煥) 교수는 “프랑스의 아트사커처럼 차제에 우리의 정체성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이미지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한상진(韓相震)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도 “자생적으로 형성된 국민단결을 기반으로 국내 제도와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의 새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대외설명(IR) 활동을 강화하고, 그 경제적 과실을 기업이 수확해 국민들에게 분배하는 체계적 ‘포스트 월드컵 청사진’을 이른 시일안에 마련하고 실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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