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고달파도 이처럼 신날 때가 없습니다.”한국 월드컵 대표팀의 ‘4강 신화’ 뒤에는 유례없는 온 국민의 거리 응원 외에도 자신의 자리를 묵묵이 지키며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은 숨은 일꾼들의 귀한 땀이 배어 있다.
연일 최대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수백만 길거리 응원단 통제와 월드컵 경기 경비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경찰은 한달 째 휴일을 잊고 지내왔다.
특히 ‘길거리 응원의 메카’가 된 서울시청, 광화문과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몰리는 신촌, 강남역 일대를 관할하는 경찰은 한국전이 열릴 때마다 초비상에 돌입한다.
승리의 기쁨으로 자제력을 잃은 응원 인파가 자칫 ‘훌리건’으로 돌변하거나 수많은 인파속에서 안전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
서울의 한 경찰간부는 “제주도에서는 한 경찰관이 수일 철야근무를 하다 과로로 숨지기도 했다”면서 “사실 한국전이 열리는 날이 두렵지만 큰 사고없이 거리 응원이 끝나고 우리팀의 승전보를 들으면 날아갈 듯 큰 보람도 느낀다”고 흐뭇해했다.
길거리응원에 비상 대기하며 구조활동을 벌이는 119구조대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 때마다 행정요원까지 총동원된 1만여명이 구조장비와 함께 현장으로 나가 일사병과 탈진 등으로 쓰러지는 시민들을 병원으로 후송하느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응급환자를 돌보느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있다.
응원 인파들이 경기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가져 가거나 한곳에 모아두기는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 미화원들은 주연이 떠난 무대를 정리하는 조연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국전이 끝나면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만 300톤에 육박하는 쓰레기가 나와 이들의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지만 미소를 잊지 않는다.
고찬유기자/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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