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질 때 안타까우면서도 한편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주)신한에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습니다."지난해 6월 법정관리상태에 있던 신한을 인수한 김춘환(金椿煥,53)대표이사 회장은 미국의 호텔리조트 개발 전문업체 S& K World 대표이기도 하다.
2000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신한은 1968년 설립된 플랜트 전문걸설업체. 72년 국내 최초의 플랜트 분야 해외진출을 기록했던 전통있는 회사다. 김회장은 "신한은 비록 일시적 위기에 빠져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재무구조가 단단했고 업력 또한 뛰어났다"며 "이런 토대위에 미국에서 얻은 선진 경영기법을 접목하면 정말 일을 낼 수 있을것 같았다"고 인수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인수 첫 해인 지난해 신한은 전년도 경상이익 406억원 적자에서 비록 소폭이지만 흑자전환(59억원)에 성공했다. 한 때 1,000%가 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장 건설사 중 가장 낮은 74%로 떨어졌다
김회장은 지난 1년간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공공사업 수주가 주류였던 사업구조를 주택,개발사업 등으로 다변화했다. 올3월 경기 성남시에서 발주한 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성호시장 현대화 사업'에서 업계 1위 회사를 물리치고 시행,시공사로 선정된것은 그 자신도 뿌듯하게 여기는 성과다.
김 회장은 개별사업에 대한 사업성 만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프레젝트 파이낸싱'의 전문가다. 성호시장 현대화 사업디이 같은 방법으로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2억달러의 자금을 얻어냈다.
그는 "향후 국내 건설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CM(Construction Management)의 정착이 중요하다"며 "아직 국내 금융권이나 건설업계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한은 90년대 초반 '토탈아파트'란 브랜드로 상당수의 아파트를 지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서울 가락동에 신한 에스빌(S-VILLE)아파트를 문양하면서 주택사업도 재개했다. 8월 말에는 경기 화성 태안신도시에도 에스빌을 공급할 예정이다.
부도와 법정관리 상태에서 표류하던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일이 가장 신경이 쓰였다는 그는 "이제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으니 2007년 업계 20위(지난해 시공능력 순위 51위)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진성훈기자/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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