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의 8강전이 끝난 22일 밤부터 4강전이 열리는 25일 오후 8시30분까지 남은 시간은 74시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 끝나고 88시간의 휴식을 취한 것에 비하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이에 비해 독일은 꼬박 하루를 더 쉬었다. 게다가 두 차례의 연장혈투를 치르며 체력이 바닥난 한국이 정규 시간 내에 승부를 끝낸 독일에 비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학적으로는 최소 휴식시간인 사흘이 지나면 그 이상의 휴식은 의미가 없다. 스포츠의학에서 피로회복 정도는 근육피로물질인 젖산의 분해속도에 따라 판별한다.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간이나 근육 속에 글리코겐이라는 탄수화물 성분으로 저장돼 있는데 운동을 할수록 글리코겐은 소비되고 대신 젖산이 쌓인다. 젖산을 없애고 글리코겐을 재생하는 것이 피로회복 과정이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소장은 “최대한 영양보충을 하고 2~3일이 지나면 운동으로 인해 소비된 글리코겐이 다시 축적된다”고 설명했다.
운동 직후 약 7~8시간 만에 소비된 글리코겐의 80~90%가 다시 저장되고 나머지 10~20%는 통상 2~3일 정도가 지나야 보충된다. 의학적으로는 이 기간이 지나면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는 똑 같은 조건이 되는 것이다.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도입한 파워훈련 프로그램이 장시간에 걸친 회복력 강화훈련이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진 소장은 “파워프로그램은 의학적으로는 근육 속 젖산을 더 빨리 제거하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체력회복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원래 체력을 복원하도록 훈련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팀이 해왔던 것처럼 간단한 스트레칭, 패싱훈련 등을 이용해 몸을 움직이면서 피로를 푸는 것이 젖산을 빨리 배출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체력회복을 앞당기는 방법도 제시됐다. 대표팀 김현철 주치의가 시도해온 식이요법은 경기 직후 2시간 마다 수분을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보충해주는 방법이다.
선수들이 경기 직후 바나나, 샌드위치를 급히 먹는 것도 이런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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