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킬러(giant-killer), 한국.’ 세계 주요 외신들은 22일 한국의 승리를 타전하면서 더 이상 이변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대신 포르투갈,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마저 무너뜨린 한국팀에 이같은 별명을 붙였다. 외신들은 “한국의 위대한 모험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독일이 한국이 쓰러뜨리는 또다른 거인이 될지에 관심을 모았다.
독일 공영 ARD 방송이 이날 경기 시작 전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독일의 상대로 스페인이 좋다”는 응답은 66%에 달했고, 반면 한국이 좋다는 응답자는 33.3%였다.
스웨덴의 네티즌은 BBC에 “한국팀이 세계 축구팬들에게 새 축구를 보는 눈을 열어주었다”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한국팀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주요 외신과 해외언론들의 관전평을 요약한다.
▦AP통신(미국)=월드컵에서 ‘거인 죽이기’가 계속되고 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도 한국의 제물이 됐다.
한국팀은 어떤 상대보다 더 빨리, 더 오래 달릴 수 있다. 지금 그들은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AFP통신(프랑스)=행운의 여신이 한국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페널티 킹’ 이운재가 4강전으로의 문을 열었다.
아시아축구협회 회장(AFC) 피터 벨라판 등 외국인들마저 “오 코리아”를 외칠 정도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히딩크는 이제 한국의 영웅을 넘어 메시아로 추앙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영국)=72년 월드컵 사상 가장 놀라운 사건이었다. 수백만 한국인의 열광적인 응원도 가장 놀라운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팀은 이날 독일인들이 걱정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이 보여줬던 것과 똑같은 소극적인 자세로 한국의 희생자가 됐다.
▦dpa통신(독일)=한국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거인 킬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의 불운이 되풀이됐다. 86년 벨기에를 압도하고도 승부차기에서 패했는데 그 아픈 역사가 반복됐다.
▦BBC 방송(영국)=믿기 어려운 월드컵 장정이 계속되고 있다. 조별 예선 통과도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한국이 마지막 4강 자리에 우뚝 섰다.
스페인은 아일랜드 전에 이어 패배를 감수하면서도 전진하기를 거부한 채 뒤에 물러서 있었다.
▦레퀴프(프랑스 스포츠전문지)=아무도 그들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몇주일 전만 해도 한국이 4강에 진출할 거라고 말하면 비웃음을 샀겠지만 감동의 드라마는 이어지고 있다. 이변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월드컵을 위해 쏟아부은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TFI 방송(프랑스)=한국 앞에는 이제 포르투갈도, 이탈리아도, 스페인도 없다.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강호들을 한국이 다 나가떨어지게 했다.
▦ARD방송(독일)=한국은 달갑지 않은 준결승 상대다. 결코 잘하지는 않지만 한 순간도 공격을 늦추지 않는다.
▦포쿠스(독일 주간지)=이운재가 한국을 4강의 꿈으로 올려놓았다. 그는 승부차기 킬러다.
▦NHK(일본)=광주가 함성으로 흔들리고 있다. 멋진 팀에 멋진 서포터다. 아시아 첫 4강, 유니폼 색깔은 다르지만 마치 일본팀이 해준 것처럼 기쁘다. 이대로 한국팀이 요코하마까지 와주었으면 좋겠다. 스페인쪽이 지쳤다.
▦더 타임스(영국)=브라질과 독일의 승리로 월드컵에서 이변이 끝나고 과거의 질서가 회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축구 약소국의 반란이 이제 시작에 불과함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논쟁은 축구 강국과 약소국 간 격차가 줄어들었냐 여부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일본)=120분의 사투는 PK전 끝에 한국에 승리의 깃발을 올려주었다. 한국의 다섯번째 키커 홍명보가 골을 결정짓는 순간 아시아 최초의 베스트4 진출이 이루어졌다. 한국은 스페인보다 2일 적은 휴식만을 취하고 출전했지만 열세를 힘차게 극복하고 승리를 손에 넣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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