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이길 수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티켓을 놓고 격돌할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다. 월드컵 3회 우승 등 6차례나 월드컵 결승에 올라 브라질과 함께 월드컵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전통강호이다.세대교체 실패로 ‘녹슨 전차’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독일은 독일축구의 대부 프란츠 베켄바워 조차 16강에도 들기 어려운 전력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측면 센터링에 이은 특유의 고공축구를 앞세워 4강고지에 올라 역시 전통강호의 저력을 입증했다. 2년전 유럽선수권 16강진출에 실패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독일이 이번 대회 초반까지도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보다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때문. 그러나 1차전서 사우디아라비아에 8_0으로 대승한 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세와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라는 환상의 고공콤비로 각 팀에 공포를 불러 일으킨다. 여기에 폭주기관차 노이빌레의 빠른 돌파력까지 가세, 공격의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또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은 매 경기 결정적인 선방을 2개 이상씩 해냄으로써 독일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칸은 조별 리그 카메룬전 이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이기지 못할 것은 없다. 독일이 강하더라도 한국 역시 강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유는 허술한 수비라인 때문. 유럽의 강호들과 달리 독일은 미드필드를 대폭 강화하는 3백 수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은 특히 미국과의 8강전이나 파라과이 16강전에서 측면돌파를 거듭 허용하면서 적어도 3~4차례 이상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월드컵 본선 32개국 중 최장의 평균키(184.8㎝)를 자랑하는 독일은 상대의 빠른 돌파에 취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상대공격수들에 비해 수비수들의 순발력이 특히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것.
체격적 우세가 한편으론 결점으로 작용하는 게 바로 독일축구의 맹점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와 중앙 스루패스가 제대로 이루어질 경우 상당한 득점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의 체력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독일보다 하루 늦게 경기한 한국으로선 이탈리아전만큼이나 거친 몸싸움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대 명지대감독은 “현재의 한국전력으로 절대 독일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다만 두차례의 연장승부로 인한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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