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확대에 따라 가계 빚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3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 빚은 작년 말보다 7.7% 증가한 368조1,000억원에 달했다.또 가구 당 빚은 2,510만원으로 3개월만에 180만원 늘어나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ㆍ4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가계신용(가계대출 및 외상ㆍ할부구매)은 26조4,638억원 늘어나 작년 4ㆍ4분기(25조3,319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가계신용 총잔액은 작년 말 341조7,000억원에서 3월말 368조1,000억원으로, 가구 당 빚은 2,330만원에서 2,51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가구 당 빚은 2000년 12월말 1,850만원에서 작년 6월말 2,060만원, 12월말 2,330만원 등으로 늘어났으며, 올해 1ㆍ4분기에는 월평균 60만원씩 총 180만원이 불어났다.
가계신용 총잔액 증가율은 작년 1ㆍ4분기 3.5%, 2ㆍ4분기 7.1%, 4ㆍ4분기 8%로 증가세가 커졌다가 올 1ㆍ4분기 7.7%로 다소 낮아졌지만, 올해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7%대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전반적인 대출금리 하락세가 지속된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여신전문금융기관의 카드론 및 할부금융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 증가액보다 5조원 정도 많은 25조3,097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증가액은 4조1,268억원으로 전분기(7,302억원)의 5.6배에 달했고 할부금융 대출액도 2조870억원으로 전분기(17억원 상환)에 비해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카드론과 할부대출 상품은 현금서비스보다 상환기간도 길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일종의 틈새시장을 형성하면서 급증세를 나타냈다”고 풀이했다.
주택 자금대출 증가액은 1조5,461억원으로 전분기(1조4,573억원)에 비해 조금 늘었고 상호신용금고와 신용협동조합 대출은 5,302억원으로 전분기(7,939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외상판매는 신용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발급이 억제되면서 전분기(5조251억원)에 비해 약 77% 줄어든 1조1,540억원에 그쳤고 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액은 특별소비세 인하에 따른 승용차 판매 증가로 4,577억원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여전히 늘어나 3월말 현재 금융기관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5.7%에 달했다”며 “그러나 이번 1ㆍ4분기를 고점으로 증가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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