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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伊,축구강국 품위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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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伊,축구강국 품위 지켜야

입력
200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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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에서 한국에 지고난 후 이탈리아 사회가 ‘심판 부정’을 주장하며 집단 히스테리를 드러내는 것은 정말 유감이다.이탈리아는 선수단은 물론 언론까지 가세하여 마치 심판판정 자체를 사기극 혹은 음모로까지 몰았다.

또 역전 골든 골을 성공시킨 안정환 선수가 속한 페루자 구단주는 ‘이탈리아를 망쳤다’며 재계약 거부를 선언했을 뿐 아니라 인신비방까지 서슴지 않았다.

우리는 젊은 이탈리아 선수들의 과격한 감정표출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회가 ‘심판판정’을 음모로 보고 반한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잘 알다시피 월드컵은 올림픽과 달리 FIFA가 움직인다.

티토 선수에 대한 경고 판정은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FIFA규정에 따른 것이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 사이트에 오른 “이탈리아가 브라질에게 졌으면 그들은 깨끗이 인정했을 것이다”라는 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정환의 재계약 여부는 상업성을 추구하는 구단의 자유이다. 그러나 그 발표를 그렇게 감정적으로 해야 하며, 개인의 음식습성까지 들먹이며 비방하는 것이 이탈리아 국민성을 대표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 상황에서 안정환은 골을 넣지 말고 가만히 서 있어야 했느냐”는 히딩크 감독의 말이 한국인의 심정을 대변한다.

이번 경기와 상관없이 우리는 이탈리아 축구의 높은 기량을 인정한다. 한국인들은 이탈리아 국민의 창의성에 언제나 호감을 보여왔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경쟁에서 패배는 고통스럽다. 약자에게 졌을 때 더 고통스럽다.

그러나 이 패배를 승화하는 것이 문명사회의 척도라고 본다. 차제에 우리도 이번 판정시비를 통해 스포츠문제를 지나치게 민족감정으로 악화시키는 것이 얼마나 국제적 눈총을 받는 것인지를 스스로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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