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전전긍긍"“이탈리아여, 제발 한국 소비자를 자극하지 마세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월드컵 16강전 후유증의 불똥이 명품 수입업계로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가 심판의 편파판정 때문에 졌다면서 국가적인 반발을 거듭하는 등 비신사적으로 나옴에 따라 이탈리아산(産) 명품에 대한 불매운동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
특히 우리나라 대표팀의 선전으로 명품 타깃 고객인 20~30대 여성들이 ‘붉은 악마’의 전위대로 급격히 부상, 이탈리아 명품 수입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표팀 선수 중 여성팬이 가장 많은 ‘꽃미남’ 안정환에 대해 소속팀인 이탈리아 페루자 구단측이 보복성 방출 의사까지 내비쳐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인기있는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 샤넬 구찌 카르띠에 미소니 아르마니 불가리 막스마라 에스카다 등. 이중 루이비통 샤넬(이상 프랑스) 에스카다(독일) 등을 제외한 80% 이상이 이탈리아 브랜드이다.
명품 전문백화점인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승자의 너그러움을 가져야 할 때”라며 “아직까지 매출의 변화는 없지만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된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명품 수입업체 K통상 관계자는 “자꾸만 노파심이 들어 이미 예정된 광고까지 취소 여부를 고려중”이라며 “6, 7월은 어차피 명품 비수기이니까 큰 탈이 없겠지만 반이(伊) 감정이 지속되면 업체로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나 붉은 악마 홈페이지 등에는 이탈리아 명품 불매를 호소하는 글들이 올려지고 있다. ‘안티 토티’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이탈리아 경제의 엔진인 패션산업을 강타해 축구강국의 치졸함을 단죄하자”라고 주장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네덜란드 맥주 "희희낙락"
히딩크 감독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감독의 모국인 네덜란드산 맥주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네덜란드산 맥주 하이네켄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ICM코리아측에 따르면 월드컵이 시작된 이달 들어 20일까지 하이네켄의 판매량은 2만4,000상자(330㎖ 24병 기준)로 이전에 비해 15~20%가량 급증했다.
ICM코리아 박진형 마케팅 부장은 “하이네켄이 네덜란드 맥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소에서 하이네켄만 찾는 손님도 등장했다”며 “대부분 수입 맥주들이 최근 10%내외의 감소세를 보이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이네켄은 밀러에 이은 국내 수입맥주 2위 제품으로 당초 16강 진출을 염두에 두고 경품마케팅을 벌였던 ICM코리아측도 예상외의 한국팀 선전에 따른 판매량 급증에 놀라고 있다.
여세를 몰아 ICM코리아는 월드컵 이후 ‘하이네켄은 어느나라 맥주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그로쉬(GROLSCH)맥주 수입회사도 희색이 만면하다. 네덜란드 그루에노에서 생산되는 그로쉬를 수입ㆍ판매하는 ㈜팀코주판은 5월 한달간 650상자(473㎖ 20병)에 불과했던 그로쉬 판매량이 이달들어 20일까지 3배에 가까운 1,900상자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팀코주판은 한국팀의 4강 진출을 기원하는 이벤트로 22일 서울 대학로에서 그로쉬 맥주와 축구공을 한국팀 응원 가족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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