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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유전자와 자유의지 어느쪽이 더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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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유전자와 자유의지 어느쪽이 더 강할까

입력
200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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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장 디디에 뱅상, 뤼크 페리 지음게놈 프로젝트, 인간 복제, 유전자 변형 등 생명과학분야의 놀라운 진보는 인간 본성에 대한 해묵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인간은 우주라는 범주 안에서 예외적 존재인가, 아니면 좀 더 완벽함을 갖춘 동물에 지나지 않는가.

‘생물학적 인간, 철학적 인간’(2000년작)은 프랑스 생물학자 장 디디에 뱅상과 철학자 뤼크 페리가 다윈의 진화론 발표 이후 평행선처럼 떨어져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 본성을 탐구해 온 철학과 생물학의 대화를 시도한 책이다.

생물학자인 뱅상에게 인간은 분명히 동물이다. 진화론에 의하면 인간은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선택의 산물이며, 영장류에 속한다.

그가 보기에 침팬지의 뇌와 인간의 뇌가 해부학적 측면에서 다른 점은 인간에게는 신경세포의 수가 더 많으며, 그 신경세포들 간의 회로 연결이 풍부하다는 점 뿐이다.

반면 철학자 페리는 진화의 관점에서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연속성이 있지만 윤리학의 관점에서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상황 속에서 존재하면서 자유의지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라고 본다.

인간만이 자연과 거리를 두고 환경이나 유전자와 같은 생물학적 결정인자들을 초월할 수 있으며, 그 초월성에 의해 인간은 동물을 포함한 자연계와 구별되는 특수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책은 뱅상과 페리의 주장을 소개하고 마지막에 생물학과 철학에 관한 두 사람간의 토론 내용을 담고 있지만 ‘유전자’와 ‘자유의지’ 를 각각 인간 본연의 특성이라고 강조하는 두 학문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인간의 자연적 기원과 동물성을 간과하는 철학의 ‘인간 중심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뱅상의 주장과 현대유전학의 성과를 인정하지만 자연을 인간행동의 결정인자로 보는 ‘생물학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페리의 주장은 귀담아 들을만하다.

저자들이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철학과 생물학간의 논쟁이 때로는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고 있는 만큼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교환하는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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