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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푸드빌 빕스 이민영씨 "악명높던 모니터 자세로 최고 서비스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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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푸드빌 빕스 이민영씨 "악명높던 모니터 자세로 최고 서비스 제공합니다"

입력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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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높던 모니터의 자세로 최고의 서비스 제공합니다"“떴다. 피해라, 피해!”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서 이민영(李敏英ㆍ여ㆍ23)씨는 악명(?)높은 고객이었다. 매장을 한번 방문하기만 하면 뭔가 하나씩은 트집을 잡아내는 고객. 인터넷 사이트에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해 해당 매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이씨가 이제는 빕스를 운영하는 푸드빌의 정식 직원이 됐다. “음식을 먹는 것이 즐겁고 빕스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씨가 빕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화여대 체육학과에 다니던 1998년께. 집 근처 빕스 등촌점을 친구와 함께 처음 찾았다가 등 뒤에서 이유없이 그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점원에 발끈하게 됐다.

그가 곧 바로 빕스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적나라한 경험담은 등촌점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장에게 혼쭐이 난 점장이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까지 걸어 사과했을 정도. 이후에도 주 1~2회씩 빕스를 찾으면서 매장 구성이나 맛의 문제점 등을 꾸준히 지적했다.

그가 빕스 매장에 ‘뜨는’ 날이면 점원들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화장실에 없었던 여성용품이 생겨나고, 샐러드바의 동선이 바뀌는 등 문제점을 지적할 때마다 개선되는 것이 뿌듯했어요.” 빕스 내에서의 드높아진 명성 때문에 점장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업에 대해 강의까지 하는 영광을 누렸고, ‘우수 사이버 모니터’ 상을 3차례나 받기도 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지난해 말. 빕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자연히 외식업계로의 취업을 꿈꾸게 했다. 경쟁사인 T사에 합격했지만 빕스에 대한 애착을 뿌리치지 못하고 올 1월 푸드빌에 재입사했다.

하지만 고객과 직원은 입장이 달랐다.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하더니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는 주변 점원들의 비판이 잇따랐고, 사소한 일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뺨을 맞는 일까지 당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와 달리 서비스라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제가 원해서 시작한 일인 만큼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지요.”

이제 불과 스물 세 살인 이씨의 꿈은 뭘까. 다소 쑥스러운 듯 “언젠가 푸드빌의 최고경영자가 되고 싶지만…”이라고 입속에서 중얼거리다 다시 한번 되묻자 자신있게 되받아친다. “누구보다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데 최고 경영자가 못 되라는 법이 없잖아요?”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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