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떠들 때 정말 그 종목을 살 때인지 한번 더 의심해 봐야 합니다. 대부분 사람에게 알려질 때쯤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죠.”신한투신운용 주식운용팀 정균식(丁均埴ㆍ34) 과장은 “편입종목을 사기 전에 세번 이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단기 수익률에 쫓겨 빈번한 매매를 일삼는 것보다 거북이처럼 느려도 철저한 기업 분석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1994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하나증권에서 반도체, 통신, 전기전자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로 증권가에 첫발을 내디뎠다. 2년간의 애널리스트 생활 뒤 대학때부터 가져왔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신한투신으로 자리를 옮겨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펀드매니저 6년차인 그는 애널리스트 출신답게 철저하게 펀더멘털 위주로 자금을 운용한다.
“시황을 전망하는 것보다 기업의 실적을 전망하는게 더 확실하고 쉽죠. 먼저 기업에 접근하고 그 다음에 기업이 속한 산업, 거시지표, 전체 시황 순으로 분석을 해야 실패 확률이 적습니다. 이른바 아래로부터의 접근에 따른 가치투자죠.” 그래서 정 과장은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일주일에 3차례 이상은 꼭 직접 기업탐방을 다닌다. 그는 “자리에 앉아서 애널리스트들이 써주는 리포트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며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에 편입종목을 선택하는 원칙을 지금까지 한번도 어기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한다.
시황 예측을 즐기지않는 그이지만 굳이 말하라면 긍정적이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지금은 국내 기업의 좋은 실적과 미국 경기의 불투명성이라는 상반된 두 축이 대립하는 상황이지만, 우량기업의 실적호전이 지속되고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신감도 점차 해소되면서 연말 내지는 내년 초엔 시세를 분출할 것으로 봅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그는 “정답은 없다”며 “주식투자는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하고 투자기간을 길게 가져가라는 뻔한 원칙 밖에 해 줄 말이 없다”고 답했다. 또 “뻔한 것이 왕도인 것이 주식시장”이라며 “ ‘어떤 기업이 만든 물건이 잘 팔리더라’는 말을 들으면 그 기업에 대해 한번 분석해보는 식으로 자기 생활 주변에서 투자대상 기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투자자세”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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