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비주류들이 집단적인 계보화,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내 역학구도 등과 맞물려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들이 일정한 조직을 갖추고 행동을 통일할 경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 투 톱의 리더십아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당권파ㆍ신주류와 맞설 수 있는 세(勢)를 형성하게 된다.
대선후보 재경선과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외연 확대 등 그 동안 비주류측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제기해 온 사안들에 ‘집단의 힘’이 실리게 되는 것이다.
비주류의 계보ㆍ세력화를 주도하고 있는 측은 당내 최대 원내ㆍ외 위원장 모임인 중도개혁포럼(중개포)이다.
의원 27명 등 46명의 회원이 참석한 이날 중개포 회의에서 “당무회의가 대통령후보와 지도부 재신임을 결정한 것은 부당하며 노 후보와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박병석(朴炳錫) 의원이 발표했다.
그는 “이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방안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당에 반영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단순한 연구모임에서 벗어나 이제부터는 정치적 결사체로서 활동키로 했다”고 밝혀 중개포가 비주류 세력화의 핵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중개포의 한 핵심관계자는 “과거 야당내 계보처럼 활동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향후 활동방향에 동감하지 않는 인사들의 탈퇴도 감수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중개포라는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회장인 정균환(鄭均桓) 총무 최고위원도 “지방선거 참패 후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너무 느슨했으며 보다 적극적이고 결속력을 갖고 뭉쳐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한 회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개포가 이처럼 비주류 세력화의 깃발을 들고 나선 이유는 지방선거 참패 후 불거졌던 대선후보ㆍ지도부 인책 파동 와중에서 세 불리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당권파는 쇄신그룹 모임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상황을 조기 재신임쪽으로 몰고간 데 비해 비주류는 산발적이고 개별적인 주장만 내놓아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개포의 움직임에 박상천(朴相千)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 등 다른 비주류 중진들이 힘을 보탤 지가 남은 관심사이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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