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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각보없는 드라마 '한-스페인戰'놓칠수 없다…토요일 약속 "취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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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 각보없는 드라마 '한-스페인戰'놓칠수 없다…토요일 약속 "취소! 취소!"

입력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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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스톱….’ 한국-스페인 월드컵 8강전이 열리는 22일 토요일 오후, 이 빅 게임을 보기 위해 주말 계획들을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산행, 여행, 모임 등은 물론 예약 취소가 금기시돼 있는 골프약속까지 깨는 축구팬들이 속출, 이날 오후는 사실상 축구만이 존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골프광도 ‘축구 보겠다’

‘하늘의 별따기’인 골프장의 이날 오후 라운딩 해약률이 80%선을 넘어서고 있다. 경기 수원 S골프장의 경우 이날 오후에 예약된 90팀 중 20일 현재 80여팀이 해약했다.

인근 P골프장 등도 해약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S골프장 관계자는 “해약자가 계속 늘고 있어 경기 시간에는 필드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충남의 Y골프장 등은 “경기 시간에는 식당에 마련한 대형TV로 경기를 볼 수 있다”며 설득하고 있지만, 별무효과인 실정이다.

■ 여행ㆍ산행 ‘안 간다’

여행사 항공사 기차역 등에도 취소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하나여행사는 22일 예정된 해외여행 중 85건이 취소됐고, 탑여행사의 경우 이번주와 다음주에 계획된 해외여행 150여건 중 90여건이 취소ㆍ연기됐다.

탑여행사 이기훈(李基勳ㆍ42) 사장은 “해외여행을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취소하는 것은 처음 있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천재지변이 아니면 취소하거나 계획을 바꾸지 않기로 유명한 산악회들도 마찬가지. 주왕산으로 1박2일 산행을 예정했던 대호산악회는 계획을 아예 취소하고 호프집을 빌려 단체로 중계를 보기로 했다. 산정산악회 정기원(鄭奇源ㆍ54) 회장은 “회원 모두 붉은 옷을 입고 아침 일찍 산을 오른 뒤 오후에는 한국팀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공연장ㆍ극장도 ‘개점휴업’

공연장과 극장들도 경기 시간에는 객석이 텅빌 것으로 보인다. 연극 ‘레이디 맥베스’와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를 각각 공연하고 있는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은 22일 낮 공연을 전면 취소하고 저녁공연만 갖기로 했다.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을 공연하는 유시어터는 이날 오후 4시 공연을 2시 공연으로 바꿔 월드컵과의 충돌을 피하기로 했다.

극장가의 22일 예매율도 평소의 50%에도 못미치고 있다.

■ 중ㆍ고 기말고사도 연기

4강 진출의 염원이 중ㆍ고교 기말고사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 6월말이나 7월초 기말고사가 예정된 일부 학교는 4강전에 대비해 시험을 연기하거나 연기를 검토중이다.

서울 K고는 당초 26일로 예정됐던 기말고사를 다음달 5일로 연기했다. 또 다른 K고는 22일 4강 진출 여부를 보고 7월3일 예정된 기말고사를 3~4일 연기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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